이번엔 지상군...갈수록 엇박자

이완기 기자 2026. 3. 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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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네타냐후, 전략·전술서 이견…출구 못찾는 이란전쟁
트럼프 “어디도 지상군 안보내”
같은날 네타냐후 “지상전 필수”
가스전 공격 두고도 갈등 드러나
美정보국 “양국 전쟁 목표 달라”
동맹 균열 깊어져 장기화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략과 전술이 갈수록 엇갈리고 있다. 전쟁 시작 때만 해도 양국 정상은 긴밀히 공조했지만 목표 설정과 수행 방식 곳곳에서 균열이 터져 나온다. 두 사람의 간극 때문에 전쟁의 종결 시점도 벌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상군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중전만으로는 승리를 거둘 수 없고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다”며 “공중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지상 작전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상 작전에는 여러 선택지가 존재한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구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 중 미 지상군 파병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어디에도 지상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설령 계획이 있더라도 미리 공개하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병력 투입은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해소를 위해 해병대 상륙작전 등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를 사실상 차단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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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직전까지만 해도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공조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가 1기 임기를 마친 ‘야인’ 시절부터 그에게 공을 들여왔다. 네타냐후는 트럼프가 재선되기 직전에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그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는 “그가 저에게 처음으로 한 말은 ‘비비(네타냐후의 별명),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였다”면서 “제가 한 말이 아니라 그가 직접 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네타냐후는 트럼프에게 몇 달 안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워싱턴DC 백악관을 찾아 3시간 동안 구체적인 공격 날짜, 전쟁 전망,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합의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전쟁 중반을 지나 에너지 시설 공격에서 양측의 불협화음은 극대화하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달 초 이스라엘이 테헤란 인근 석유 저장 시설을 폭격하자 미국 측은 “도대체 무슨 짓이냐”는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에 대한 국내 지지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이 미 엑손모빌과 합작한 이란 가스전을 공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중단시키며 강하게 항의했다. 18일 이스라엘은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폭격했고 이에 대응해 이란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 가스 시설을 공격하며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타격했다.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스전 공격을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전반적으로 공조는 유지되고 있지만 때때로 독자적인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온전히 자신의 결정이라고 인정하면서 추가적인 가스전 공격 자제 요청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이스라엘은 테헤란에 있는 이란 정권 기반 시설에 미사일 공습을 가했다. 로이터는 “이번 전쟁은 네타냐후의 입지를 강화한 반면 트럼프에게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전쟁 개시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은 같았지만 목적은 달랐음이 확연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정권 교체와 신정 체제 붕괴를 겨냥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보유 저지와 미사일 능력 무력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실제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부 제거에 집중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미사일 생산능력과 해군, 기뢰 전력 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보 당국 수장이 공개적으로 양국의 전쟁 목표가 다르다고 확인한 셈이다.

전쟁 출구전략 역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4~5주 혹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을 바꾸는 사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핵 농축 및 미사일 생산능력이 상실됐다”며 “전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엇갈린 전쟁 전략이 이란을 자극하며 전쟁은 장기화 늪에 빠졌다. AP통신은 “이번 공습 이후 양국이 완전히 보조를 맞추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두 정상 사이에 발생한 균열은 향후 분쟁의 향방과 최종 국면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안보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드론 비축량이 최소 2~3개월은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주요 전력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지만 저비용 드론을 중심으로 한 비대칭 전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큰 전투에서 이기고도 작은 전투에서 진 미국의 ‘이라크 전쟁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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