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사법3법, 어찌 운영할 것인가

2026. 3. 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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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고기는 다른 사람에게는 독이다." 이는 로마 시인이자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 나오는 말이 그 연원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450원짜리 초코파이를 훔쳐도 선처할 수 없는 세상이 된다"는 식의 극단적 주장도 하지만, 그건 사법 운영의 현실과 거리가 있다.

이를 두고 4심제가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헌법소원의 본질적 성격을 고려하면 타당한 비판은 아니고 또 그렇게 운영돼서도 안 된다.

헌재가 헌법연구관들로 구성된 사전 심사부를 운영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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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과정 숙의 부족했지만
꼼꼼한 운영 기준 세울 때
법왜곡죄 안전장치 필요
대법관 증원 낙하산 없게
후보 추천 독립성 확보를
정인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어떤 사람의 고기는 다른 사람에게는 독이다." 이는 로마 시인이자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 나오는 말이 그 연원이라고 한다. 같은 사물이라도 보는 이의 입장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경구를 무슨 대단한 진리로 여길 일은 아니다. 꼭 먹어야 할 고기에 독성이 있다면 줄이면 된다.

사법 3법이 공포됐다. 충분한 사회적 숙의와 토론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제 찬반 양론을 끝내고 그 운영에 고민해야 할 때다. 새 제도를 어찌 운영할 것인지에 관한 기준은 분명하다. 국민의 권익을 증진시키는가, 그리고 사법의 공정성과 효율성 침해를 최소화하는 것인가다.

법왜곡죄의 운영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은 사건 당사자들이 기소 여하나 판결 결과에 불만을 품고 판사나 검사를 무분별하게 고소하는 식으로 법을 악용하는 행태다. 일부에서는 "450원짜리 초코파이를 훔쳐도 선처할 수 없는 세상이 된다"는 식의 극단적 주장도 하지만, 그건 사법 운영의 현실과 거리가 있다. 구성 요건이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이라는 목적범으로 규정돼 있는 점도 무분별한 적용을 막는 장치다. 그래도 이 죄의 해석과 적용에서는 엄격한 기준과 신중함이 필요하다. 개인적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악의적 고소에 대해서는 과감한 무혐의나 무죄 판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도 오랜 논쟁이 이어져온 제도다. 개정 법률은 법원 판결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할 소지가 있을 때 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4심제가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헌법소원의 본질적 성격을 고려하면 타당한 비판은 아니고 또 그렇게 운영돼서도 안 된다. 다만 제도가 남용되지 않도록 헌재가 엄격한 문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헌재는 심판 대상을 헌법적 쟁점이 뚜렷하고 중대한 기본권 침해가 있는 사건에 집중하도록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하고, 무분별한 청구는 사정없이 각하하는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 또 소원에 붙어 올 가처분신청을 함부로 받아주면 안 될 것이다. 헌재가 헌법연구관들로 구성된 사전 심사부를 운영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대법관 증원도 중요한 과제를 남긴다. 우리나라의 법원 조직은 구조와 심급이 단순하고 중앙집권적이다. 여기에 더해 대법원장은 모든 판사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사법행정 전반을 통괄한다. 특히 대법관 후보 제청권은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모든 판사에게 '꿈의 자리'인 대법관이 되려면 어떤 재판을 하고 어떤 판사가 되어야 할지를 제시하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법관 증원은 무엇보다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이루는 계기가 돼야 한다. 지금까지 대법원은 이른바 '서·오·남'(서울대 출신·50대·남성)이라는 비교적 동질적인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대법관 증원에는 정권에 우호적인 대법원을 만들려는 시도라는 의심도 존재한다.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려면 과거의 법관추천회의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독립적 추천기구의 입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현행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하고 그 심의 결과에 실질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법공동체의 권익을 둘러싼 특정 사법철학 간의 입장이나 이해관계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그 간극을 줄이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자세는 무엇인가. 땅에 떨어진 사법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법률가의 병폐인 오만과 집단이기주의를 버리는 일이다.

[정인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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