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채영옥(64)의 첫 개인전 '시간·공간·그리다'가 24일부터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애초 첫 개인전을 환갑에 맞춰 계획했었지만 예상치도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늦춰지면서 이제사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갖게됐다. 이번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지나온 삶의 궤적과 예술적 열정이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하며, 기억 속 풍경을 회화로 재해석한 작품 22점을 전시한다.
채영옥 작, '그자리에 고요' 캔버스에 유채, 116.5x58.3cm.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미술과 여행은 작가의 삶을 지탱해 온 두 축이다. 취미로 이어오던 창작은 병마와 투병이라는 큰 고비를 거치며 삶의 전환점이 됐고, 회복 이후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예술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 작업의 동력이 됐다. 특히 튀르키예와 유럽에서 마주한 맑은 공기와 강렬한 빛은 감각적 충격으로 남아, 낯선 도시를 누비며 포착한 이미지들이 '기록'의 차원을 넘어 삶과 죽음의 시간을 회화적 언어로 재구성하는 출발점이 됐다.
채영옥 작, '빛이 머무는 거리' 캔버스에 유채, 65.2x91.0cm.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작가의 시각과 기억 속에 저장된 찰나의 순간들을 그림이라는 조형적 공간에 옮겨 놓은 결과물들이다. 작가는 붓질을 통해 당시의 공기와 햇살, 길 위를 걷던 감정들을 조용히 작품 속에 옮겨 놓았다.작업 행위 자체가 작가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여행이자 회복의 기록인 것이다.
채영옥 작, 꽃(Flower)', 캔버스에 유채, 60.6x72.7cm.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채영옥 작가는 "화려한 기법이나 거창한 담론을 제시하기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소중한 시간을 반추하자는 의도로 마련한 자리인만큼 관람객들이 잊고 지냈던 순간을 환기하고, 잠시 머물며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