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방문점검원은 퇴직금 못받는다…법원 “근로자 아냐”[세상&]

안세연 2026. 3. 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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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점검원들, 사측 상대 소송 패소
근로자·사측 분쟁 이어지는 가운데
법원 “사용·종속관계 인정 X”
사진은 참고용 이미지. 사진과 기사는 직접 관련 없음.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정수기, 비데 등을 판매·관리하는 생활가전업체 코웨이의 방문점검원은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방문점검원들이 근로자성을 주장하며 “퇴직금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6부(부장 이상윤)는 위임 계약이 종료된 방문점검원 36명이 코웨이 측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가 있음을 확인해달라”는 취지로 낸 소송에서 지난 1월말 사측 승소로 판결했다.

방문점검원 “계약 실질은 임금 목적 근로 제공”

A씨 등은 코웨이 가전제품을 방문 판매 및 관리하는 특수고용직으로 코웨이와 위탁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받으며 일했다. 계약 기간은 1년이지만 만료 1개월 전까지 해지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는데, 계약 기간 내라도 양 당사자는 언제든지 해지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형식이었다.

A씨 등은 지난 2024년 7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형식은 위임계약이었지만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웨이 측이 방문점검원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아 분쟁이 있는 상태”라며 “근로자 지위를 확인해달라”고 밝혔다.

반면 코웨이 측은 “방문점검원은 독립적으로 위임 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개인사업자에 해당한다”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해고의 제한, 퇴직금 지급 의무, 연차를 사용할 권리 등이 여기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법원은 사측의 지휘·감독, 근무 시간·장소의 지정 등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는지 등을 바탕으로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판단한다.

1심, 4가지 측면에서 “근로자 아니다”
법원 [헤럴드경제DB]

A씨 등이 제기한 이번 사건에서 1심 법원은 크게 4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코웨이 방문점검원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1심은 ▷근무시간·장소의 제한 여부 ▷업무수행 방식 ▷교육 ▷ 평가와 제재 측면을 두루 살펴봤으나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될 정도의 상당한 지휘·감독 관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근무시간·장소의 제한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방문점검원들은 출·퇴근시간 제약 없이 스스로 업무에 사용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의사에 따라 비교적 독립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방문일정도 고객과 협의해 자유롭게 정했으며 코웨이와 협의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1심은 “코웨이 소속 직원들이 방문점검원의 최종 약속 준수율, 서비스시간 준수율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공지하며 잘 지킬 것을 지시·독려하긴 했다”면서도 “이는 위임계약에 따른 서비스 내용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일 뿐 이를 두고 관리·감독의 수준까지 나아간 것으로 평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무수행 방식에 대해선 “코웨이 측이 어플을 통해 방문점검원들의 관리업무 내역과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서비스 내용에 관해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서비스 수행 건수별로 수수료를 지급한 코웨이 입장에선 이를 확인하는 것이 유효적절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코웨이가 방문점검원들을 교육한 것 역시 업무수행의 지휘·감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영리를 추구하는 코웨이 입장에선 점검원들이 정기적으로 서비스 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게 하는 등 최소한의 제약을 가할 수 있다”며 “교육 영상 시청 독려·지국 방문을 독려하는 것에서 나아가 강제했다고 보기 어렵고 불참했다고 해서 별도의 제재가 존재했다는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평가와 제재 측면에서도 “코웨이가 지휘·감독권을 행사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됐다.

1심 재판부는 “평가가 우수한 방문점검원에게 ‘진,선,미’ 등급을 부여해 화장품 선물 지급을 하기도 했으나 평가가 좋지 않았을 때 회사 차원에서 어떠한 불이익이나 제재가 있었던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코웨이가 유니폼 착용을 강제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고, 방문 점검원들이 차량 유지비·유류비 등을 모두 자비로 지출한 사정도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근거가 됐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방문점검원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는 인정할 수 없다”며 “나아가 퇴직금 청구 역시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아직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방문점검원들이 항소하면서 2심이 부산고법에서 열리게 됐다.

앞서 대법원도 지난 2012년 코웨이의 방문점검원들을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당시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방문점검원들은 정기점검 서비스를 수행하면서 수수료 규정에 따라 수당을 받아왔다”며 “위탁 업무를 처리하는 독립사업자에 가까운 지위에 있다”고 판시했다.

반면 지난 2022년 당시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박정대)에선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코웨이 방문점검원을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첫 법원 판결이었다.

당시 1심은 “방문점검원들은 위임 계약의 체결 여부만 결정할 수 있을 뿐 계약 내용은 코웨이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고객 응대 방법도 모두 매뉴얼로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코웨이가 항소했지만 2심 판단도 같았고 대법원 상고 없이 2023년 7월 판결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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