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트로피는 늦게 받고 싶다”던 장항준, 마침내 1400만의 정점에 서다[MD이슈]
"그저 즐기면서 영화 만들고 싶어" 재조명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오래도록 즐기며 영화를 만들다 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왔다. 서울예전 연극과 시절, 영화가 좋아 영화과 수업을 청강하던 청년 장항준은 꿈에 그리던 충무로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몸담았던 영화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SBS 예능 FD로 생계를 이어가야 했고, 우여곡절 끝에 1996년 영화 '박봉곤 가출 사건'의 각본을 쓰며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2002년 '라이터를 켜라'를 통해 감독으로서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른 그는 '불어라 봄바람', '기억의 밤', '리바운드', '오픈 더 도어'를 거쳐 최신작 '왕과 사는 남자'로 무려 14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2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이날 오전 1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45일 만에 이뤄낸 쾌거다. 이로써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명)을 제치고 역대 흥행 순위 5위에 올라선 이 작품은, 조만간 '국제시장'(1425만 명)까지 넘어서며 역대 4위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이 열연한 이 작품은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과 그를 맞이한 광천골 마을 사람들의 서사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과거 장항준 감독의 발언도 재조명 받고 있다. 그는 4년 전 한 유튜브 채널에서 “나는 그런 성공(천만 영화)을 바란 적도 없고, 내 인생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그는 “감독 일을 오래 하고 싶다. 인생의 트로피를 너무 일찍 받고 싶지 않으며, 그저 즐기며 작업하고 싶을 뿐”이라며 소박한 철학을 내비쳤다.
그의 바람대로 ‘인생의 트로피’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56세에 찾아왔다. 현재 장 감독은 오리지널 각본과 제안받은 작품 사이에서 차기작을 고심 중이다. 큰 욕심 없이 30년간 묵묵히 한 우물을 판 장항준. 그가 앞으로 품에 안을 트로피는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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