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굶어도 끄떡없는 뱀…혈액서 찾은 비만 치료 새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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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을 굶어도 끄떡없는 비단뱀의 비밀이 비만 치료 신약의 실마리로 떠올랐다.
미국 볼더콜로라도대·스탠퍼드대·베일러대 공동 연구팀은 비단뱀 혈액에서 식욕 억제 화합물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1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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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을 굶어도 끄떡없는 비단뱀의 비밀이 비만 치료 신약의 실마리로 떠올랐다.
미국 볼더콜로라도대·스탠퍼드대·베일러대 공동 연구팀은 비단뱀 혈액에서 식욕 억제 화합물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19일 발표했다. 비단뱀은 발견한 분자 덕에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고도 수개월간 굶으며 대사 건강을 유지한다.
버마비단뱀은 길이 5m 이상, 몸무게 100kg 가까이 자라며 자기 체중에 맞먹는 먹이를 한 번에 삼킬 수 있다. 식사 후 몇 시간 안에 심장이 약 25% 커지고 소화를 위해 대사율이 최대 4000배까지 치솟는다. 이후엔 12~18개월을 굶어도 거뜬하다.
연구팀은 당초 먹이 섭취 후 나타나는 급격한 심장 성장과 관련된 대사 산물을 찾으려 연구를 시작했다. 어린 버마비단뱀을 28일 금식시킨 뒤 체중의 약 25%에 해당하는 먹이를 먹이고 식전·식후 혈액을 비교했다.
식후 몇 시간 안에 208종의 대사 산물이 혈액에서 크게 늘었고 그중 하나는 1000배 이상 급증했다. '파라-티라민-O-황산염(pTOS)'이라는 이 분자는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며 인간 소변에서도 소량 검출된다.
쥐 실험에서 pTOS는 에너지 소비나 장기 크기를 바꾸지 않았다. 대신 식욕과 섭식 행동을 조절했다. 비만 생쥐에 투여하자 먹이 섭취량이 줄었고 28일 후 체중이 약 9% 빠졌다.
연구팀은 “pTOS는 위 배출 속도를 늦추는 GLP-1 계열 약물과 달리 식욕을 조절하는 뇌 부위인 시상하부에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제픽, 위고비 등 GLP-1 약물은 파충류 길라 몬스터의 독에서 착안해 개발됐고 현재 수백만 명이 복용하지만 절반가량이 메스꺼움·변비·복통 등 부작용으로 1년 안에 끊는다”고 설명했다.
레슬리 레인완드 볼더콜로라도대 석좌교수는 "GLP-1 계열 약물의 일부 부작용 없이 쥐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식욕 억제제를 기본적으로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 적용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pTOS가 인간에게도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인 만큼 안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pTOS의 인체 작용 기전을 규명하고 식사 후 500~800% 급증하는 다른 대사산물의 기능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참고자료>
doi.org/10.1038/s42255-026-01485-0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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