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법 ‘볼록형’ 공론화 중단” 요구에 위원장 “위헌 소지 명시할 것”

김규남 기자 2026. 3. 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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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의 중장기 경로를 정하는 국회 탄소중립법 개정 공론화위원회가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미래에 전가하는 '볼록 감축 경로'를 시민대표단에게 제시할 선택지에 포함하면서, 공론화 절차 중단을 촉구하는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볼록경로가 포함된 이유에 대해 이창훈 공론화위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위헌·국제 협약 위반 소지 등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은 국회에서 (기후특위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과정을 통해) 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전체적인 의견 지평을 아는 게 이번 공론화의 주요 의미라고 봤고, 제한 없이 질문하는 것이 더 맞는다고 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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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온실가스 중장기 감축 경로’ 공론화 논란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대표단 설문 문항에 ‘볼록 감축 경로’를 선택지의 하나로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5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의 중장기 경로를 정하는 국회 탄소중립법 개정 공론화위원회가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미래에 전가하는 ‘볼록 감축 경로’를 시민대표단에게 제시할 선택지에 포함하면서, 공론화 절차 중단을 촉구하는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창훈 공론화위 위원장은 “볼록형이 위헌 소지가 있음을 공론화 과정에서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연대단체인 기후위기비상행동과 환경운동연합은 20일 각각 성명을 내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시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공론화를 전면 중단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 공론화위를 즉각 해체해야 한다”, “국제 협약 위반이고 미래에 부담을 전가하는 위헌적 논의가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년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국회가 2031~2049년까지의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담은 법 개정을 하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감축 목표를 정할 때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근거해야 하고,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않아야 한다’ 등의 기준을 제시했는데, 현재 국회의 공론화는 이러한 헌재의 결정을 이행하는 방법에 대해 숙의하는 절차다.

볼록 경로는 그 자체로 여러 문제를 갖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2035년 온실가스 목표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공표했는데, 볼록 경로는 이보다 더 후퇴한 안이기 때문이다. 이는 파리협정의 ‘진전의 원칙’(목표를 후퇴시킬 수 없음)을 위반하는 것이고 ‘미래에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는 헌재 결정에도 위배된다. 그런데도 공론화위는 19일 시민대표단 340명이 숙의할 의제 중 하나로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정하고 그 선택지로 ①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오목 경로’ ②일률적으로 감축하는 ‘선형 경로’ ③미래에 더 많이 감축하는 ‘볼록 경로’ ④잘 모르겠음의 4개의 보기를 제시하기로 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볼록 경로를 포함할 경우 이번 공론화는 헌재가 제시한 범위를 벗어나는 질문과 답변을 시민들에게 요구하게 되는 셈”이라며 “헌재 결정 때문에 진행되는 공론화에서 (헌재) 결정문 취지에 어긋나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이 (볼록 경로) 방안이 채택돼 입법화할 경우, 시민 공론화를 통한 탄소중립법이 또다시 위헌 결정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볼록경로가 포함된 이유에 대해 이창훈 공론화위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위헌·국제 협약 위반 소지 등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은 국회에서 (기후특위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과정을 통해) 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전체적인 의견 지평을 아는 게 이번 공론화의 주요 의미라고 봤고, 제한 없이 질문하는 것이 더 맞는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시민대표단에 선택지로 제시될 문항에서, 또 전문가 설명 과정 등에서 볼록형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을 명시하는 등 공론화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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