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 못 받고 숨진 정유엽군 국가배상 소송 3년째 ‘멈춤’···“엄정한 판결 촉구”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고 정유엽군(당시 17세)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이 정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3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유가족과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는 유엽군 6주기를 앞두고 재판부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정유엽희망대책위원회는 2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판결 촉구 탄원인 기자회견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정유엽군은 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2020년 3월18일,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됐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중증 폐렴으로 숨졌다. 당시 정군은 ‘마스크 5부제’에 맞춰 가족을 위해 마스크를 구하러 외출한 뒤 고열 등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입원과 치료가 지연되면서 코로나19 검사만 14차례 받은 끝에 사망했다.
유가족과 대책위는 2020년부터 정부와 병원을 상대로 의료공백의 원인과 책임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이에 2023년 1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의 지원을 받아 정부와 지자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책위는 “감염병 확산 시기 정부와 병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우리 사회에서 안타까운 죽음의 재발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소송을 ‘‘모두가 건강하게 살 권리 침해’ 국가배상 청구 소송’이라고 정의했다.
대책위는 “재판이 진행된 지난 3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의료공공성 파괴 행위가 자행되었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탄핵하며 당선된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의 의료공공성 회복 및 강화 정책은 여전히 미흡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병원, 우리 사회 전체가 코로나19의 교훈을 새길 수 있게 판결하는 것이 사법부의 역할”이라며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병원이 존재하는 게 아니며, 민간병원의 이익을 지켜주는 게 국가의 역할이 아니라고 따끔하게 질책하는 판결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가족은 20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명동성당 내 갤러리에서 ‘엄마의 기도가 하늘에 닿으면-슬픔으로 빚은 위로’ 특별 전시도 연다. 정군의 어머니 이지연씨(58)가 아들을 잃은 상실의 고통 속에서 제작한 모자상이 전시된다. 공공의료 현실을 알리는 전시물도 함께 게시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081130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200612001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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