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3사·JTBC, 시청자 위해 월드컵 중계권 협상 적극 나서야”

노진호 기자 2026. 3. 20. 15: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 단체사진 [사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6월 개최되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JTBC와 지상파 3사간 중계권 협상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JTBC는 과거 기준으로 협상을 하려 해선 안 되며 동시에 지상파 3사는 공영방송으로서 갖는 책무의 무게를 바탕으로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교착 상태에 빠진 JTBC와 지상파 3사간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방미통위 주최로 열린 겁니다. 간담회는 KTV를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전문가 “누가 샀더라도 문제 발생했을 것”



발제를 맡은 조영신 동국대 교수는 “눈앞에 닥친 이슈는 중계권을 획득한 2019년 이후 국내 영상 시장 붕괴와 광고 시장 축소로 중계권자의 재무적 부담이 커졌다는 본질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며 “JTBC가 지급한 중계권료가 아니더라도, 지상파 3사 코리아풀이 당시 지급하려 했던 액수 모두 현재의 조건에선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습니다.

즉, 급격히 쇠락한 한국 방송 광고 시장의 변화로 누가 중계권을 가져왔더라도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란 겁니다. 조 교수는 “찾아서 보는 스포츠인 월드컵 경기는 JTBC가 단독 중계를 하더라도 올림픽 같은 무관심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럴 경우 JTBC는 천문학적인 손실에 직면해야 하고, 반대로 보편적 서비스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지상파 3사가 재판매 손길을 냉정하게 거절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책무와 자기 주장과의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방미통위가 분담액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조 교수는 이를 풀기 위해 방미통위가 '실무적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제안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조 교수는 “그동안의 관례를 인정 지상파 3사의 참여를 기본으로 하되, 국민의 수신료를 주요 재원으로 사용하는 KBS는 반드시 필수 중계 채널로 포함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또 협상 및 재판매 기준의 구체화를 통해 합리적 대가 산정의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조 교수는 “중계권 보유자가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지급한 전략적 프리미엄을 전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 프리미엄 가격과 디지털 재판매액을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JTBC를 포함한 4사의 비용 부담액을 가이드할 '중재자의 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JTBC는 프리미엄 부담 지고, 지상파는 공적 책무 고려해야”



왼쪽부터 KBS 박장범 사장, MBC 안형준 사장, SBS 방문신 사장 [사진 연합뉴스]

양측이 협상에 임하는 자세로, 조 교수는 'JTBC는 바뀐 매체 환경 속에서 과거의 기준으로 중계권을 나누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상파 3사는 공적 채널로서의 책무가 갖는 무게감을 바탕으로 협상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같은 국민적 관심 행사가 사회 통합이라는 공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규제의 틀'만이 아닌 '지원의 틀'로 바뀌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이헌율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과거 방송사는 국민 관심 행사를 중계하면서 사업적 이익도 얻고 공공의 이익도 수행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광고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공적 책무만 강요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이미 다양하고 보편적인 콘텐츠를 향유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등 프로그램 제작 지원을 하고 있다”며 “규제도 필요하지만 국민 관심 행사 콘텐츠를 지원할 필요도 있다”고 했습니다.


"규제가 아닌 '지원의 틀'로 바꾸자" 제안도



이 교수는 “우리는 국가대표 선수를 지원하기 위해서 연 3500억 원가량을 쓴다”며 “국가는 많은 투자를 해놓고 스포츠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원 없이는 향후 어떤 방송사도 중계권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란 게 이 교수의 생각입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는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이뤄지려면, 지상파 방송사들이 패럴림픽이나 국내 아마추어 스포츠에 대한 생중계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드컵 중계권 협상을 위해 잘잘못을 따지는 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중계권료가 얼마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가 잘못했다는 논의는 한계점이 있다”며 “중계권료는 그동안 평균적으로 대회마다 15%씩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 등 제외한 총액, JTBC와 지상파 3사가 절반씩 나누자"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에 참석한 김종철 방미통위원장 [사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그러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2026년, 2030년 중계권 입찰 당시 지상파 3사 코리아풀에 들어오라는 제안이 없었고, JTBC로서는 단독 입찰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입찰 금액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JTBC 낙찰 금액과 코리아풀 제안 금액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중계권을 누가 가져갔든 갈등은 불거졌을 것이기 때문에 협상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가 논의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곽 교수는 “특정 방송사가 중계권 가격을 높였다는 시각보다는 어떻게 문제를 풀고 인상을 막아 국가적으로 안정적인 중계권을 확보할지가 논의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과 프랑스 사례에 비춰볼 때 JTBC가 디지털 중계권 매출 등을 제외한 총액에서 절반을 분담하고, 나머지 절반을 지상파 3사가 나눠서 부담하는 방식이 합리적 대안의 틀이 될 수 있다”며 “JTBC가 지게 될 부담은 지상파의 2~3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안했습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제도 개선과 함께 당장은 방통위가 재판매 협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최대한 타결되도록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시청자를 위해 지상파 3사와 JTBC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경기 수 대폭 늘고, 휴식 시간 6분 추가 …상업적 잠재력 커”



스포츠계 관계자 또한 오늘 간담회에 참여했습니다. 이정섭 대한축구협회 마케팅 실장은 “제도적 보완을 논하기에는 당장 월드컵과 관련해서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월드컵은 경기 수도 64개 경기에서 104개 경기로 늘고,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라는 휴식 제도도 생겨서 하프타임 외 총 6분의 브레이크 타임이 생겨 엄청난 상업적 잠재력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곽진희 방송기반국장 직무대리는 “현재 월드컵 협상을 중재 중이지만 중계권료에 대한 입장 차이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무자와 책임자급 회의 10여 차례, 위원장의 사장단 면담, 금지행위 실태점검도 진행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