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호퍼스(HOPPERS)’…웃기고 울리는 큐티 비버 아바타

2026. 3. 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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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진했던 픽사가 드디어 수작을 내놨다. 디즈니 픽사의 30번째 장편 ‘호퍼스’는 인간의 의식을 로봇 동물로 옮기는 ‘호핑(Hopping)’이 주요 소재다. 기괴함과 귀여움, 유머와 공포를 제대로 섞었다. 감정과 액션, 스릴러까지 모두 잡은 ‘동물계의 아바타’, ‘호퍼스’를 소개한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동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메이블’은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고향 비버턴의 숲속 공터가 재선을 노리는 ‘제리 시장’의 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공사를 막기 위해 첨단 기술 ‘호핑’을 통해 비버를 불러들이려 한다. 동물들과 직접 소통하며 자연과 공동체의 질서를 깨닫게 되는 그녀는 포유류의 왕인 ‘조지 왕’을 비롯한 동물들과 힘을 모아 위기를 타개한다.

영화 ‘호퍼스’는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는 곰 삼 형제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위 베어 베어스’의 제작자이자, ‘미니언즈’, ‘카2’, ‘인사이드 아웃’의 스토리보드 아티스트였던 다니엘 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디즈니, 일루미네이션, 카툰 네트워크까지 섭렵한 제작자 출신이어서인지, 기존의 디즈니 픽사 법칙에 매몰되는 대신 발칙한 코미디와 기괴한 분위기를 제대로 믹스한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털을 구현한 ‘퍼 렌더링’ 기술로 표현된 비버의 귀여움은 치명적이다. 비버 전문가와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비버 연못을 찾아 다니며 탄생시킨 생태계의 순환은 무척 아름답고, 캐릭터는 선명하다. 인간이 보는 동물의 눈과, 호핑된 상태의 눈 모양이 다른 것도 특이점.

기존 ‘소울’, ‘엘리오’, ‘인사이드 아웃’ 등의 디즈니 픽사 작품이 뭔가 심오하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호퍼스’는 그저 킬킬대며 웃다가 예상치 못하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거나, 눈물이 솟아나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선사한다. 인간이 망친 자연을 되살려야 한다고 가르치지도, 개발을 무조건 비판하지도 않는다.

곰이나 사자 등 맹수류가 아니라 비버, 나비, 거위 같은 비맹수류를 각 동물계 왕으로 내세운 것도 기존의 질서를 비틀고 있다. 자신들의 서식지에서 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해 악감정이 없던 동물들이 한번 각성하자 천진한 파괴자가 되는 순간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조류, 곤충류, 파충류, 양서류 등 많은 동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특징을 잘 살려 번잡함을 없앤 영화는 그 가운데 감정선도 놓치지 않는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극단적인 사고뭉치였던 ‘메이블’은 ‘조지 왕’을 보며 진정한 공존의 의미를 아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환경운동의 딜레마와 함께 서로를 잡아 먹어야 하는 동물의 세계, 사건이 해결된 뒤에도 손쉬운 결론으로 나아가지 않는 개발과 보호의 입장 등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 영화가 뻔하고 손쉬운 결말을 택하지 않았단 얘기다.

“다정하게 대하라, 먹어야 할 땐 먹는다, 우리는 함께다”라는 연못 룰은 인간의 세계에도 적용된다. 인간과 전쟁을 선포하는 ‘곤충 여왕’ 역의 메릴 스트립의 목소리 연기에도 주목할 것. 인간과 각종 동물의 종을 초월한 연대의 힘과 캐릭터들의 압도적인 귀여움, 서사와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 영화다. 쿠키영상은 2개. 러닝타임 104분.

[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2호(26.03.2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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