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북적북적] “실패와 성장, 우리는 왜 넘어져야 비로소 제대로 서게 되는가” 조성호 KAIST 실패연구소장이 들려준 ‘올바른 마음 자세’에 대한 강연

[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 11월 28일 금요일 저녁 7시, 코엑스몰점 명사초청특강 현장에는 조용한 긴장과 기대가 흐르고 있었다. 이날 강연의 주인공은 조성호 KAIST 실패연구소장. 제목은 단순하면서도 뼛속 깊은 질문을 던진다. '실패와 성장'.
수많은 창업가, 연구자, 학생, 직장인이 찾는 이유는 명확했다. "실패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남아 있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실패는 성장이 아니라, 성장의 '조건'이다"
조 소장은 강연을 '마음의 자세'라는 말로 시작했다.
보통 실패를 하면 "왜 나만?", "나는 안 되는 사람인가?"라는 자기비난이 따라온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실패는 자신을 확인하는 순간이 아닙니다. 실패는 다음 발을 어디에 내디뎌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실패를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규정하거나 부끄러움으로 가둘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였다.
그는 연구소에서 실제로 다뤘던 다양한 실패 사례들을 소개하며, 공통된 패턴을 짚었다.
① 첫 실패는 대부분 '준비 부족'
② 두 번째 실패는 '불안이 만든 선택의 왜곡'
③ 세 번째부터 비로소 자신의 리듬을 찾는다
실패가 반복되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배우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회피는 실패를 크게 만들고, 성찰은 실패를 작게 만든다"
강연 중 가장 큰 공감을 얻은 부분은 '실패의 크기는 실패 직후의 태도가 결정한다'는 대목이었다.
조 소장은 실패 직후 사람들이 보이는 두 가지 전형적 반응을 소개했다.
회피형: "몰라,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어." → 실패는 커짐
성찰형: "왜 이런 선택을 했지?" → 실패는 작아짐
그는 이 차이가 이후 커리어와 삶 전체를 갈라놓는다고 강조했다.
"실패를 바라보는 눈이 맑은 사람은 다시 도전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 멈춰 서게 됩니다."
결국 '실패'는 사건이지만, '좌절'은 선택이라는 말에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장은 곧, 실패를 견디는 능력이다"
조 소장은 성장의 정의도 새롭게 짚었다.
성장은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 기준을 바꿔야 실패가 버거운 짐이 아니라 연습 과정이 된다.
강연에서는 연구원과 엔지니어, 창업가들의 실제 경험을 예로 들며
"성공이란 제시간에 맞춰 실패하는 것"이라는 문장을 반복했다.
계획이 완벽할수록 실패는 더 아프지만,
실패할 시점과 실패의 종류를 예상하면 그 경험은 '자료'이자 '자산'이 된다는 설명이다.
"삶의 올바른 마음 자세란, 실패를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조 소장은 우리가 실패 앞에서 가져야 할 '올바른 마음 자세' 3가지를 제시했다.
1. 현실 직면 – 인정하는 순간 두려움이 줄어든다.
2. 원인 분류 – 나의 실수인지, 환경의 문제인지 분리해야 한다.
3. 의미 회복 – 실패가 무너뜨린 것은 자존감이 아니라 '시도한 방식'일 뿐임을 기억하라.
그는 특히, 실패 이후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단호히 말했다.
> "실패는 당신의 능력에 대한 판정문이 아닙니다.
당신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일 뿐입니다."
청중에게 남은 메시지: "쓰러진 자리가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방식이 삶을 만든다"
강연이 끝난 뒤, 조 소장을 둘러싼 사람들의 표정은 꽤 명확했다.
위로보다 강한 위로,
조언보다 단단한 조언,
상처를 감추라는 말이 아닌, 상처를 쓰는 법을 알려주는 강연.
조성호 소장은 실패를 겁내는 사회, 실패를 숨기는 문화 속에서
"우리는 왜 넘어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의 방식으로 답했다.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그가 들려준 메시지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가는 울림을 남겼다.
이번 특강의 제목처럼, 실패는 성장의 반대가 아니라 성장의 언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