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번복’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베팅 정산도 ‘초유’···“어느 쪽에 걸었든 배당금 지급”

박효재 기자 2026. 3. 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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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9일 세네갈과 모로코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 도중 양 팀 선수들이 언쟁을 벌이고 있다. 라바트|AP연합뉴스

결승전 우승팀이 판정으로 바뀌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진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베팅 업계에도 초유의 장면을 연출했다. 세네갈에 돈을 건 사람도, 모로코에 돈을 건 사람도 결국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9일 “스카이벳이 모로코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에 베팅한 고객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모로코가 공식적으로 우승팀으로 인정된 데 따른 조치”라고 보도했다.

발단은 이번 대회 결승에서 빚어진 판정 번복이다. 지난 1월 19일 모로코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세네갈은 연장전 1-0 승리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결승 과정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정규 시간 종료 직전 심판이 VAR 검토 끝에 개최국 모로코에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파프 티아우 감독을 비롯한 세네갈 선수단이 항의의 표시로 그라운드를 이탈했다. 주장 사디오 마네가 동료들을 설득해 14분여 만에 복귀시켰고, 모로코의 브라힘 디아스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 파페 게예의 결승골로 세네갈이 우승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항소위원회는 결승전 약 2개월 뒤인 지난 17일 세네갈 선수단의 집단 퇴장을 규정 위반으로 판단해 몰수패를 선언했고, 최종 스코어는 모로코 3-0 승리로 정정됐다. 결승에서 이긴 팀이 공식 우승국 자리를 내주는 전례 없는 결말이었다.

문제는 베팅 정산이었다. 결승 직후 세네갈 우승을 기준으로 배당금을 지급했던 업체들은 CAF의 판정 번복 이후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영국의 대표적 스포츠 베팅업체 스카이벳은 모로코 우승에 베팅했던 고객들에게도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이미 세네갈 우승 기준으로 정산이 끝난 베팅도 그대로 유효로 유지했다. 이른바 ‘더블 페이아웃’이다.

스카이벳과 베트페어 등 주요 베팅업체들도 모로코 우승 베팅을 새 승자로 처리하되, 기존 세네갈 우승 정산은 취소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종의 선의의 보상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판례 자체가 드문 ‘우승팀 번복’ 사건인 만큼 고객 반발과 평판 손상 우려를 피하기 위한 예외적 조치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 결과, 결승 당일 세네갈에 베팅해 이미 배당금을 받은 사람도, 대회 전부터 모로코 우승에 베팅해온 사람도 모두 배당금을 손에 쥐게 됐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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