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력시장 대변환…에너지장비株, 상승 동력 주목
테슬라·구글 산업연합 Utilize 출범 상징적 변화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대규모 수요처 부상

미국 전력 시장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 전략이 신규 설비 증설(CAPEX)에서 기존 자산의 효율적 운영(TOTEX)으로 전환되면서 국내 에너지 장비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효율 중심의 전력망 운용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주가 동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터닉스는 오후 12시 12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43%(5600원) 오른 5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SK이터닉스의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24.77%(1만3000원) 오른 6만7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각 SNT에너지(26.11%), SK오션플랜트(23.98%), 오르비텍(20.77%), SGC에너지(8.43%), 비에이치아이(6.62%), 한화솔루션(6.53%) 등 주요 전력 기자재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들도 동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가 변동에 따른 수혜를 넘어 정부가 주도하는 '에너지 대전환'의 가속화에 따른 전력망 효율화 등 구조적 변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테슬라와 구글 등이 주도하는 산업 연합 'Utilize'의 출범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미국 전력망의 평균 이용률은 30~5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신규 송전망 건설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수요반응(DR) 등을 통해 기존 설비의 수용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비용과 속도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지니아주에서는 전력회사가 신규 자산 건설 전 기존 자산 활용도를 입증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총지출(TOTEX) 중심의 효율화 전략을 통해 향후 10년간 148조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국내 전력 제어 및 운영 시스템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도 국내외 에너지 정책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에너지의 94%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우 원전 이용률을 80%대까지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보급하는 등 '에너지 자립도' 제고를 위한 단기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약 300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대기 중인 가운데 '해상풍력특별법' 시행과 인허가 절차 개선에 따라 하반기부터 신규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도 견고하다. 올해 중국의 설치량은 일시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전년 대비 54.9% 증가 예상)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설치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 특히 유럽은 내년 해상풍력 설치량이 사상 처음으로 10GW를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역시 법원이 해상풍력 공사 중단 행정명령을 기각하는 등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안정적인 사업 추진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에너지 장비 기업들의 실적이 정책 전환 속도와 맞물려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 확보에 힘입어 과거 공급 위주에서 수요 창출 중심의 선순환 구조로 진입하고 있다"며 "내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 폐지에 따른 민간 전력구매계약(PPA) 시장 확대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등 전력망 확충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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