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서 진가 드러낸 노·조 듀오…SSG는 불펜 운용 ‘시험대’


프로야구 SSG의 2025시즌은 최강 불펜으로 요약된다. 6회부터 김민·이로운·노경은·조병현이 차례로 등판해 1이닝씩 던지고 내려가면 그대로 팀의 승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불안정한 타격에도 SSG가 3위라는 높은 성적을 기록한 동력이기도 했다.
그중 노경은과 조병현의 진가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드러났다. 노경은은 대표팀이 치른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해 3.2이닝 5피안타 2실점했다. 조병현은 4경기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둘 다 한국 대표팀의 최종전이 된, 미국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까지 등판했다. 지난해 팀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일 때 ‘필요하면 연투를 시켜달라’고 먼저 코치진에게 말했던 베테랑, 초접전 상황에 등판하는 게 좋다던 마무리는 나란히 세계 무대에서 덤덤하게 자신의 투구를 마치고 귀국했다.
두 선수가 부상 없이, 좋은 감각을 유지하며 복귀한 건 당연히 구단 입장에서 크게 반가운 일이다. 동시에 새 시즌 불펜 운용에 큰 변수가 생긴 것도 분명하다. 지난해 자신의 최고령 홀드왕(35홀드) 기록을 갈아치운 노경은은 77경기 80이닝을 소화해 팀 불펜에서 최다 이닝을 던졌다. 30세이브 고지를 처음 밟은 조병현은 세이브 4위에 올랐다. 평소보다 조금 더 시즌을 빠르게 시작한 올해 성적은 아직 미지수로 남았다.
선수들의 페이스와 몸 상태를 관리해야 하는 구단은 일단 개막 전 두 명의 피칭을 최대한 늦게 시작하고 시범 경기 후반부 컨디션 점검차 등판시킬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선발 김광현이 부상으로 빠진 SSG는 불펜의 핵심 자원까지 엔트리에서 이탈하는 상황을 상상하기 힘들다. 정예 멤버로 144경기를 완주하는 데 목표를 두고 지극정성 관리하겠다는 게 구단의 계획이다. 시즌 중에도 노경은과 조병현은 3점 이내 리드 상황에서만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조병현도 노경은만큼 몸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준비하는 선수다. 부상만 없다면 올해도 본인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는 충분히 할 것”이라고 했다.
WBC 변수를 제하더라도, 야구가 늘 그렇듯 불펜이 지난해만큼의 퍼포먼스를 낼 것으로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사실 불펜이 지난 시즌만큼 잘 버텨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워낙 말도 안 되는 성적을 기록했던 것”이라고 했다. 결국 롱릴리프 선수들이 마운드 운용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영준, 박시후, 문승원, 최민준, 이기순, 김민준 등 긴 이닝을 끌어줄 수 있는 자원들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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