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마비였던 환자, 뇌칩으로 걸었다… 中 뇌과학 임상 성과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2026. 3. 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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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서 보낸 운동 신호가 척수를 타고 근육으로 전달되어야 하는데 신경이 끊겨 5년 간 하지마비 상태였다.

그는 또 다른 사지마비 환자 사례를 공유하며 BMI 시스템이 뇌 신호 전달을 넘어 신경 손상 환자의 신체 기능 회복까지 돕는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뇌의 신경세포가 만들어내는 전기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데, 뇌에 부착한 칩이 이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를 기록, 해독하고 코드로 전환해 외부 기계장치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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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뉴럴링크’ 임상시험 성과
뇌로 컴퓨터 제어 넘어 신체 재활
中, 핵심 미래산업으로 뇌과학 낙점

#29세 중국인 남성 A씨는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었다. 뇌에서 보낸 운동 신호가 척수를 타고 근육으로 전달되어야 하는데 신경이 끊겨 5년 간 하지마비 상태였다. 이후 A씨는 뇌에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 칩은 뇌의 신호를 읽어내는 장치로, 연구진은 이 신호를 척수 전기 자극 장치와 보행 보조 외골격 장치에 연결했다. 끊어진 신경 대신 기계가 뇌의 신호를 받도록 만든 것이다. 그 결과 A씨는 몇 달 간의 재활 끝에 보행 보조 장치의 도움을 받아 느리게나마 걸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9일 오후 베이징 북부 핑창(平昌)구의 베이징 뇌과학연구소(CIBR). 중국판 뉴럴링크로 불리는 ‘뉴사이버(NeuCyber)’의 한 관계자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치료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척수 자극 효과로 방광과 장 기능도 일부 회복돼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베이징 뇌과학연구소에 '베이나오' 시스템의 뇌 칩이 전시돼 있다.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그는 또 다른 사지마비 환자 사례를 공유하며 BMI 시스템이 뇌 신호 전달을 넘어 신경 손상 환자의 신체 기능 회복까지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환자는 칩 이식 6개월 만에 두 손가락으로 구슬을 집을 수 있게 되는 등, 약 1년 만에 손 기능이 회복되는 진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뇌 신호를 읽어 기계를 제어하는 기존 BMI 개념을 넘어, 신경이 손상된 환자의 기능 재건을 목표로 기술이 진화했다는 것이다.

BMI 또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뇌 신호를 읽어 기계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뇌의 신경세포가 만들어내는 전기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데, 뇌에 부착한 칩이 이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를 기록, 해독하고 코드로 전환해 외부 기계장치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한다. 그간 미국 뉴럴링크 등 기업들은 주로 뇌 신호를 이용한 컴퓨터 제어에 초점을 뒀으나, 최근 중국에서 컴퓨터 제어를 넘어 신체 기능 회복까지 이어진 임상 결과가 나왔다.

중국은 BMI, BC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정하고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정부 업무보고에 BMI가 처음으로 등장해 ‘미래 산업’으로 명시됐고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서도 핵심 육성 분야에 올랐다. 이에 관련 부처들은 BMI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의료기기 표준과 수가 체계가 마련되는 등 제도적 기반도 구축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 내 BMI 산업 규모가 하나의 대형 첨단 산업을 새로 만드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베이징, 선전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연구와 임상, 산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베이징시 정부는 국가 과학기술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8년 중국과학원, 베이징대, 칭화대 등과 뇌과학연구소를 공동 설립해 관련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연구소는 세계 각지에서 전문가 40명을 영입해 7년여 동안 총 79건의 뇌과학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네이처, 사이언스 등 국제 유명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은 472편에 달한다.

베이나오 BMI 칩 이미지(왼쪽)와 2025년 5월 쉬안우병원에서 칩 이식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뉴사이버 제공

연구소는 이곳에서 분사해 나온 신생기업 뉴사이버와 함께 BMI 시스템 ‘베이나오(北脑)’를 개발했다. 베이나오의 주요한 특징은 기존 BMI보다 덜 침습적이면서도 더 많은 신호를 안정적으로 읽어낸다는 점이다. 전극을 뇌 속이 아니라 뇌 표면(경막 외)에 붙이는 방식이라 수술 부담을 낮추면서도 100개가 넘는 채널로 신호를 동시에 수집해 처리량을 크게 끌어올렸다. 여기에 초소형 칩이 몸 안에서 신호를 바로 처리하고, 무선으로 외부 장치에 전달하는 구조라 별도의 유선 연결 없이도 작동한다.

뉴사이버는 현재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한창이다. 2025년부터 최근까지 총 7건의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7명의 환자 중 4명이 척수 손상 환자이며 루게릭병 환자 1명과 뇌졸중 환자 2명도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아직 초기 임상 단계로 장기 효과와 범용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베이나오 시스템은 4만4000시간이 넘는 안전 운용 시간을 축적했다”며 “앞으로 우리는 시스템 입력량을 더 높이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더 많이 도입해 멀티모달 해독을 시도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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