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뚫은 ‘마지막 유조선’…3주 이상 원유 중단 ‘원유 절벽’ 비상

이정민 기자 2026. 3. 2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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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극적 탈출에 성공한 '이글 벨로어(EAGLE VELLORE)'호가 19일 서해에 진입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되던 원유를 실은 마지막 선박이다.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이글 벨로어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마지막 원유 운반선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들어오는 원유 비중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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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 벨로어호’ 3주만에 입항
오후 5시쯤 서산 대산항 들어와
그동안 두바이유 2배 넘게 급등
UAE산 지금 확보해도 한달걸려
LNG 수급도 불안… 산업계 긴장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극적 탈출에 성공한 ‘이글 벨로어(EAGLE VELLORE)’호가 19일 서해에 진입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되던 원유를 실은 마지막 선박이다. 중동산 원유 수입이 앞으로 적어도 3주 이상 끊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카타르가 최장 5년간 한국에 LNG를 공급할 수 없다는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선박 추적 서비스 마린트래픽과 업계에 따르면 30만t급 대형원유운반선 이글 벨로어호는 전날 오후 서해에 진입한 이후 이날 오전 서해상을 통과 중이다. 해당 선박은 이날 오후 5시쯤 충남 서산 대산항 입항이 예상된다.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이글 벨로어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마지막 원유 운반선이다. 지난달 25일 이라크 알바스라항에서 출발한 이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인 2월 28일 정상 속도보다 속력을 높여 해협을 탈출했다. 이후 아라비아해와 믈라카 해협 등을 거쳐 약 3주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 이 기간 두바이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글 벨로어호가 출항한 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0.09달러였지만, 선박이 서해에 진입한 19일에는 166.80달러를 기록하며 2배 이상으로 뛰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과가 차단되면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 흐름이 적어도 3주 이상 완전히 끊길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들어오는 원유 비중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 통로가 막히면 대체 경로는 제한적이다. 대표적인 우회로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송 역시 어려움이 크다. 선박들이 몰리면서 선적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하루 선적 가능 원유 규모도 400만∼45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하다.

날마다 뛰는 유가 :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스크린에 원유 가격이 나타나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중동 지역 갈등 고조로 인한 원유가 급등으로 하락 출발했다. EPA 연합뉴스

정부와 정유업계는 대안으로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빨라야 한 달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UAE에서 선적된 원유가 한국에 도착하기까지는 통상 3∼4주가 걸린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2022년 4월 이후 약 4년 만에 러시아산 원유 도입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은 논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원유운반선 입항 스케줄이 비면 재고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동에서 각국 LNG 관련 시설이 미국·이란 전쟁의 전화에 휘말리면서 글로벌 LNG 수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다만 앞서 호주·동남아 등 수입선을 다변화한 한국은 원유에 비해 LNG 공급망 부담이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수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이 가장 많은 LNG를 수입하고 있는 국가는 호주다. 전체 수입량의 약 31%인 연간 1467만t을 호주에서 들여왔다. 또 수입 2위는 752만t의 말레이시아로 전체 수입량의 16.1%를 차지했다. 카타르에서도 한국은 지난해 697만t을 수입했으며 그 비중은 14.9%로 3위다.

아울러 한국은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향후 미국으로부터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를 수입하기로 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이 LNG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LNG의 경우 올해 연말까지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민·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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