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BTS, 광화문 열고 다시 세계로 [BTS 컴백 공연 D-1]
도시와 문화가 결합한 초대형 프로젝트
경제효과 100조…스위프트급 파괴력
전통·현대의 조화…‘K-헤리티지’ 정수


오는 21일 대한민국 역사와 권력의 심장부인 서울 한복판은 전체가 K-콘텐츠로 탈바꿈한다. 약 3년 9개월 만의 ‘군백기’를 끝내고 ‘완전체’ 방탄소년단(BTS)이 이곳에서 컴백 공연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이 몰고 온 이 거대한 파고는 K-팝 이벤트를 넘어 ‘도시의 기능’까지 재정의하고 있다. ▶관련기사 8·9면
BTS가 20일 오후 1시 정규 5집 앨범 ‘아리랑(ARIRANG)’을 발매한 뒤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의 포문을 연다. 장엄한 ‘복귀식’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 국가·지역에 생중계된다.
이번 컴백은 활력을 잃어가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 던져진 강력한 ‘충격 요법’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미 팝 스타들의 파괴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은 전 세계 미디어가 주목하는 유일무이한 빅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공연이 아닌, 포스트 팬데믹 이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의 ‘지형도’를 재편하는 거시적 상업·문화 이벤트로 규정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복귀는 도시와 문화가 결합한 초대형 프로젝트라 할 만하다.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광화문 광장에서의 컴백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4월 9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아리랑’ 투어의 막을 올린다. K-팝 역사상 유례없는 34개 도시, 82회 스타디움으로 이어지는 대장정이다. 게다가 팝 시장 아티스트조차 도달하기 힘든 스타디움 중심의 고밀도 일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어 매출이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에 이어 세계 톱3 수준인 약 14억5000만 달러(한화 약 2조 1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이번 투어는 대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탬파, 엘패소 등 기존 팝스타들도 매진 장담이 어려운 북미 2차 시장까지 깊숙이 침투했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저력이 ‘팬덤’을 넘어 로컬 시장의 ‘대중성’을 완전히 포섭했음을 시사한다.
그룹의 파급력과 매출 추정치는 이미 조 단위를 넘어선다. 하이브(HYBE)의 실적 가이던스와 현대경제연구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KCTI)의 최신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 방탄소년단의 컴백과 월드투어의 경제 파급 효과는 총 92조7000억원(약 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직접 효과의 엔진은 새 앨범 ‘아리랑’이다. 이미 선주문 400만 장을 돌파한 앨범은 하이브의 수익성을 견인하는 동시에 전 세계 500만 아미(ARMY)를 서울로 유인하는 ‘문화적 자석’이다. 여기에 82회, 48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월드투어, 전 세계에서 공연이 열리는 동안 따라올 굿즈(MD)와 위버스 플랫폼의 수익을 집계하면 월드투어 매출만 2조원 이상이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연구원은 “티켓 수익만 1조원을 상회하며, 생산유발계수(1.8)를 적용하면 2~3조원은 거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공연 데이터 집계 사이트 폴스타와 빌보드, 국내 금융가가 내놓은 전망을 토대로 헤럴드경제가 분석한 추정 매출은 방탄소년단은 이번 ‘아리랑’ 투어 82회차를 모두 매진시킬 경우 12개월간 14억5000달러(2조1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간접 효과는 직접 효과를 뛰어넘는다. 방탄소년단의 컴백과 맞춰 팬덤 아미의 결집력이 강력해진 덕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해외 팬 인당 체류비는 250만원. 여기에 생산 유발 계수(1.8)가 더해지면 방탄소년단의 컴백이 던진 파문은 숙박, 교통, 물류, 인쇄, K-푸드의 수출로 꼬리를 물어 48조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비재 수출을 촉진하는 무형 가치도 31조5000억원이나 된다. 업계에선 “사실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가치의 창출”이라고 진단한다.
방탄소년단이 컴백 공연으로 ‘광화문’을 선택한 것은 영리한 서사적 배치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광화문은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민주주의가 교차하는 장소이며, BTS 역시 전통과 현대성이 섞인 하이브리드적 존재”라며 이번 장소 선정이 그들의 정체성을 압축해 놓은 표상이라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그간 노랫말에 ‘얼쑤, 지화자’(‘아이돌’)를 넣거나 뮤직비디오에 한국적 요소를 더했고, 슈가는 ‘대취타’를 만들어 전 세계에 대취타 붐을 불러오기도 했다. 3년 9개월 만에 나온 컴백 앨범의 제목이 ‘아리랑’이라는 점에서도 딱 맞는 선택이다.
이규탁 교수는 “방탄소년단이라는 존재 자체가 광화문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민주주의(시민의 아고라)가 교차되는 공간이라는 지점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이 컴백 공연 장소로 ‘광화문 광장’ 선택한 것은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컴백과 함께 서울에서 관객과 만날 공연장이 여의찮기 때문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 공연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고 있는데 서울에선 방탄소년단이 수만 명의 관객과 호흡할 공연장이 없다”며 “한국에서 가장 상징성이 높고 주목도가 큰 공간으로 광화문을 선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김윤지 연구원 역시 “대규모 공연장을 대신한 선택이었으나, 공연장 콘서트만큼의 효과를 줄 수 있는 곳이 광화문 광장”이라고 했다.
광화문 공연은 ‘공간’ 자체를 거대한 ‘광고판’으로 만드는 효과도 있다. 서울 광장부터 광화문에 이르는 약 1km 구간의 세종대로 일대는 방탄소년단 테마의 조형물과 LED 스크린으로 도배되고 있어서다. 광화문 네거리의 동아미디어센터 외벽에 있는 3000㎡(약 12개 배구장 크기) 규모의 거대 디지털 전광판 ‘럭스(LUX)’는 이번 컴백의 랜드마크 광고판 역할이다.
광화문 광장에서의 컴백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닌 도시와 권력, 자본이 결합한 21세기 문화 시스템이다. 음악과 콘텐츠, 팬덤과 플랫폼 결합한 IP(지식재산권) 산업의 ‘완성형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와 공연을 엮는 것은 하이브가 꾸준히 해온 프로젝트 중 하나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테마파크로 만드는 팬덤 비즈니스 모델인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다. 공연이 열리는 도시 전체를 아티스트의 상징으로 꾸며 숙박, 식음료, 팝업스토어, 전시 등을 통해 전 세계 팬덤을 해당 도시로 불러오는 것이다. 2021년 라스베이거스 공연 당시 나흘간 약 1억6200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냈던 ‘더 시티’ 프로젝트는 이번 월드 투어에선 전 세계 10개 이상의 주요 거점 도시에서 진행된다. ‘더 시티’ 프로젝트의 궁극 종착역이 바로 서울 광화문이다.
전문가들은 “광화문 공연은 공연장 내부를 넘어 도시 전체를 경험 공간으로 확장한다”고 본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가 ‘배경’이 아닌 ‘콘텐츠’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컴백 공연은 K-팝 산업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음악 공연을 넘어 도시를 매개로 한 IP 기반 프로젝트로서 경험 산업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봤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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