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틴 타이 총리 재선…탁신 이후 20년 만의 연임

지난달 타이 총선에서 보수 품짜이타이당의 대승을 이끈 아누틴 찬위라꾼 타이 총리가 19일(현지시각) 재선에 성공했다. 이에 아누틴 총리는 약 20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총리가 됐다.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하원에서 열린 총리 투표에서 하원의원 293명의 지지를 얻어 낫타퐁 르엉빤야웃 국민당 대표(119표)를 누르고 차기 총리로 선출됐다. 나머지 86명은 기권표를 행사했다. 그는 마하 와찌랄롱꼰(라마 10세) 국왕의 공식 임명장을 받는 절차를 거쳐 며칠 안에 새 총리로 취임한 뒤 몇 주 내로 새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번 결과는 타이 정치사에서 의미가 크다. 아누틴 총리가 이끄는 품짜이타이당은 왕실과 군부의 지지를 받는 보수 정당으로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총선에서 승리한 것이다. 품짜이타이당은 지난달 8일 총선에서 하원 191석을 차지하며 제1당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진보 국민당이 120석,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가문의 프아타이당이 74석, 끌라탐당이 58석을 각각 얻었다.
지난달 총선 뒤 아누틴 총리는 제3당 프아타이당을 포함한 13개 정당을 끌어들여 연립정부를 구성해, 무난하게 재집권에 성공했다. 타이 총리가 연임에 성공한 것은 2001년 집권한 뒤 2006년 군사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 전 총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는 이번 새 정부는 비교적 안정적인 정국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타이에서는 탁신 전 총리 계열 정당이 총선에서 다섯 차례 연속 승리하며 집권해 왔다. 이에 보수 세력은 군사 쿠데타와 헌법재판소 판결 등을 통해 이들 정당 소속 총리 6명을 잇달아 축출하며 정치적 충돌이 이어진 바 있다.
아누틴 총리는 재신임 이후 즉각적인 논평을 따로 내지 않고, 에너지 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발했다. 그는 총리 선출 투표에 앞서 연정에 속하지 않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여러분의 목소리도 똑같이 경청하고 있다”며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모두 국민의 안녕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동남아시아연구소(ISEAS)의 타이 전문가 나뽄 자뚜스리삐딱 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품짜이타이당이 의회를 장악했고, 타이의 제도적 권력 역시 아누틴 총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며 “아누틴 정부의 정치적 통제력이 확보됐고, 야당은 매우 분열돼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누틴 총리는 중동 전쟁으로 석유 등 에너지 확보가 어려워지고 물가가 오르는 등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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