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스마트 출입문'으로 낸드플래시 용량 한계 넘었다

임정우 기자 2026. 3. 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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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초고용량 낸드플래시 메모리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속도와 안정성의 충돌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 출입문'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조병진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 '붕소 산질화물(BON)'을 반도체 메모리에 적용해 데이터 삭제 속도를 기존 대비 최대 23배 높이면서도 저장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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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왼쪽부터 강대현 KAIST 석박통합과정생, 조병진 교수. KAIST 제공

차세대 초고용량 낸드플래시 메모리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속도와 안정성의 충돌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 출입문'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조병진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 '붕소 산질화물(BON)'을 반도체 메모리에 적용해 데이터 삭제 속도를 기존 대비 최대 23배 높이면서도 저장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국제전자소자학회(IEDM)'에서 지난해 12월 9일 발표됐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스마트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인공지능(AI) 서버 등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핵심 반도체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작은 공간에 저장하기 위해 메모리 셀을 위로 층층이 쌓는 '3차원 V-낸드 기술'을 쓰고 있으며 셀 하나에 저장하는 데이터 양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메모리 셀 안에서 전자가 드나드는 통로인 터널링 층에 있다. 터널링 층은 데이터를 쓰거나 지울 때 전하가 통과하는 매우 얇은 절연막이다.

기존 소재의 경우 데이터를 빨리 지우려면 저장된 정보가 새고 정보 유출을 막으면 삭제가 느려진다. 저장 용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셀 하나에 5비트씩 담아 총 32단계 전압을 구분해야 하는 차세대 기술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

연구팀은 기존 실리콘 기반 소재 대신 붕소(B), 산소(O), 질소(N)로 이루어진 신소재 BON을 터널링층에 적용했다. BON은 전하의 종류에 따라 통과 장벽의 높이가 달라지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BON의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를 지울 때 필요한 양의 전하를 쉽게 통과시키고 저장된 데이터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비대칭 에너지 장벽' 구조를 설계했다. 들어올 때는 잘 열리고 나갈 때는 굳게 닫히는 스마트 출입문을 반도체 안에 구현한 셈이다.

BON 터널링층의 비대칭 에너지 장벽 구조 및 동작 원리 모식도. KAIST 제공

실험 결과 BON 터널링층을 적용한 소자는 데이터 삭제 속도가 기존 대비 최대 23배 향상됐고 수만 번 반복 사용 후에도 성능이 그대로였다. 32단계 전압 상태를 구분해야 하는 셀 동작에서도 소자 간 데이터 분포의 정밀도를 3배 이상 높이는 데 성공했다.

조병진 교수는 "차세대 초고용량 메모리 제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이라며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doi.org/10.1109/IEDM50572.2025.11353681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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