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에너지 충격 4월까지 지속시 유가 180달러 전망”
내주 저장 물량 소진, 140달러 근접할것
"200달러 도달도 불가능한 시나리오 아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충격이 4월 이후까지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경기 침체를 촉발하거나 소비자 소비 수요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킹 파이살 연구·이슬람 연구 센터의 사우디 외교 및 지정학 분석가 우메르 카림은 “사우디는 일반적으로 유가가 너무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시장 불안정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사우디에 이상적인 상황은 가격이 비교적 완만하게 상승하면서도 자국의 시장 점유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는 약 50% 상승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공급망 붕괴가 우려되는 가운데 전날에는 이란과 카타르의 에너지 생산 시설이 피격 당했다. 이에 이날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은 후 기준 108.65달러에서 마무리됐다. 브렌트유의 역대 최고 가격은 2008년 7월 기록한 146.08달러였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우드 매켄지의 분석가들은 “2026년에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 도달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말했다.
사우디 국영기업인 아람코는 4월 2일까지 자국 원유의 공식 판매 가격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동향을 평가 중이다. 석유 판매 담당 직원들이 고객 수요를 파악해 전달하는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가격을 예측한다.
사우디의 경질유는 이미 홍해 항구를 통해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배럴당 약 12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전쟁 전에 걸프 지역에서 미리 출하된 일부 저장 물량이 소진되면 다음 주부터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지며 가격이 배럴당 138~140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둘째 주까지도 공급 차질이 완화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폐쇄된 상태라면 유가는 150달러에 도달한 뒤 이후 몇 주 동안 165달러, 180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사우디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중동 원유 가격의 기준 중 하나인 오만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166달러를 넘어 급등했다. 이 시장은 유동성이 낮지만 지역 공급 차질을 빠르게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의 원유는 이 벤치마크 가격에 일정한 차이를 더한 가격으로 거래되며 이 기준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매일 변동한다. 일부 사우디 고객들은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다며 이 기준 가격 사용을 꺼리고 있지만, 아람코는 이것이 시장 공급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는 가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석유 당국자들은 전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 레베카 바빈은 “시장은 이제 이 상황이 3월 말이면 끝날 것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며 “한 달 안에 150달러가 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6월 이야기를 한다면 180달러도 가능하다고 보겠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변수들도 있다. 전쟁이 끝나거나 러시아 같은 제재 대상 산유국의 석유가 추가로 시장에 공급될 경우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이는 경기 침체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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