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이 부른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선택

우종국 기자 2026. 3. 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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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 상승에 금산법 부담 커지자 1조 5000억 원 규모 삼성전자 주식 처분
[비즈한국] 삼성전자가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3월 19일 공시에서 올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에 110조원 이상을 집행하고, 첨단로봇·메디테크·전장·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비즈한국 DB

또 2024~2025년 현금배당 20조 9000억 원과 소각 목적 자사주 매입 8조 4000억 원을 집행했고, 2026년에는 3개년 자유현금흐름의 50%가 2024~2025년 주주환원액과 올해 정규배당 9조 8000억원 등을 초과할 경우 추가 환원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624만 4658주를 1조 3020억 원에, 삼성화재는 109만 1273주를 2275억 원에 각각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가 매각하기로 한 물량은 합쳐 733만 5931주, 금액으로는 약 1조 5000억 원 규모다. 이번 처분은 삼성전자가 앞서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약 870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 수가 줄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법적 배경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24조다. 이 조항은 동일계열 금융기관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10% 이상을 보유하는 경우 등을 금융위원회 승인 대상으로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금산법 10% 규제선’으로 받아들여 왔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전 기준 각각 8.51%, 1.49%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소각이 이뤄지면 별도 매입 없이도 합산 지분율이 올라 규제 이슈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실제 두 회사는 처분 목적을 금산법 위반 리스크 사전 해소로 설명했다.

3월 19일의 연쇄 공시는 삼성전자 밸류업이 삼성전자 내부의 투자계획과 주주환원에 그치지 않고, 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분 관리까지 동시에 움직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종국 기자(xyz@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