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초·구룡포 과메기…자연이 키운 미식 자산

곽성일 기자 2026. 3. 20. 11:1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항초, 동해안 해풍과 일조량이 영글게 한 달달한 선물
구룡포과메기, 겨울 바람이 빚고, 시간이 허락한 쫀득한 기다림
▲ 포항 시금치 '포항초'.

포항의 겨울은 단순한 추운 계절이 아닌 맛을 숙성시키는 귀중한 시간이다.

동해안의 거센 해풍 바람과 따스한 일조량은 시금치를 달콤한 '포항초'로 변모시키고 바닷바람은 생선을 쫀득한 '과메기'로 재탄생시킨다. 자연의 시련을 견뎌내어 더욱 단단하고 깊어진 포항의 두 가지 선물은 이제 지역의 전통적인 별미를 넘어 현대적인 미식 트렌드로 전국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포항초는 포항 특유의 자연에서 재배돼 단맛과 식감이 뛰어난 재래종 시금치이다. 가을에 파종해 겨울을 견뎌 내고 이듬해 2~3월에 수확하는 대표적인 월동 작물이다. 일반 시금치와 달리 무기질을 함유한 동해 거센 해풍을 맞으며 자라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추위와 염분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수분을 줄이고 당분을 응축시켜 특유의 높은 당도와 영양소를 갖추게 된다.

포항의 기후 조건은 포항초만의 우수한 품질을 완성하는 핵심 요인이다. 풍부한 일조량은 포항초의 광합성 작용을 촉진해 영양분을 밀도 있게 축적시킨다. 또한, 온난한 해양성 기후는 작물의 동해(凍害)를 방지하고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해, 비타민과 철분 등이 풍부한 고품질의 시금치를 생산해 낸다.

영양학적인 우수성과 뛰어난 식감 덕분에 식재료로서의 활용도는 매우 높다. 끓는 소금물에 1~2분가량 짧게 데쳐 특유의 아삭함을 살린 전통적인 무침 요리는 물론, 생초 형태의 샐러드나 국물 요리인 된장국 등 다양한 일상 조리법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 포항 시금치 '포항초'.

최근에는 단순한 보조적인 음식 재료를 넘어 '현대적인 미식 트렌드'를 반영한 메인 요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포항 농특산물 레시피 공모전'에서 수상한 '불향 포항초 삼겹 고추장 덮밥'과 '단호박 포항초 파스타'는 포항초가 가진 미식적인 가치를 극대화한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포항초는 특유의 짙은 단맛과 식감을 바탕으로 한식과 양식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레시피로 재탄생해 새로운 맛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K-푸드 식재료'로써 활용 가치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 포항 구룡포 과메기. 포항시

'구룡포 과메기'는 포항을 넘어 전국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도시 대표 브랜드이자 겨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특산물로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과메기는 청어의 눈을 꿰어 해풍에 말리던 '관목(貫目)'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꽁치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를 완성한다. 과메기에는 불포화지방산, DHA, 칼슘 필수 아미노산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무엇보다 최근 원물 꽁치 공급이 안정되고 품질이 개선돼 온라인 중심의 새로운 소비 흐름을 형성하며 포항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포항의 과메기 생산량은 2013년 5,440톤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해 2023년에는 1,580톤으로 10년 새 70%나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생산량이 크게 반등해 3월까지 총 3,261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원양어선을 중심으로 꽁치 어획량이 늘어나면서 원물 확보가 비교적 원활해졌고 꽁치 크기와 신선도가 개선돼 제품 품질도 향상된 덕분이다.

특히 미디어 노출에 따른 홍보와 소비자 확대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 유명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포항 미식 여행편'이 방영돼 과메기 조리법이 소개됐다. 또한 인기 연예인들이 저열량 고단백의 '다이어트 음식'으로 SNS 등을 통해 과메기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이에 2~30대 젊은 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쫀득한 별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한 주문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포항 지역 수산물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이에 고무된 포항시는 과메기가 전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는 국민 별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생산 공정의 고도화를 지원하며 지역 대표 수산물로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굳건히 다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