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사이드] 김어준은 “차기 주자” 일본에선 “부럽다”…중동 사태에 존재감 키운 강훈식
현장 누비는 새로운 비서실장, 김어준은 ‘차기 주자’ 육성 해석
日 원유 수급 불안 속 일본에서도 ‘부럽다’ 반응
지난 4일 저녁, 서울 광화문의 한 중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가게 안 계단을 내려오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싱가포르·필리핀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명 대통령 마중을 나가기 전에 참모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 들른 참이었다. 인사를 건네자 강 실장은 잠시 자리에 앉아 안부를 묻고는 금세 일어났다. 당분간 비서실장을 더 하셔야 겠다고 넌지시 묻자 싱긋 웃으며 “많이 도와달라”고만 했다.

‘왕과 사는 남자’ 강훈식 실장의 리더십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중동 사태 와중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강 실장은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600만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1800만배럴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강 실장은 지난 15일 이란의 공격을 받고 있는 UAE를 직접 방문해 원유 추가 도입을 약속 받았다. 현지 방문 중 공항이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 ‘무박 2일’의 일정이던 출장이 ‘무박 4일’로 늘어날 정도로 긴박한 일정이었다. 강 실장이 여러 차례 직접 만나 친분을 쌓은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원유 도입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줬다. 이재명 대통령도 “위험해서 걱정했는데 잘했다. 성과도 기대 이상”이라고 칭찬했다.
강 실장의 ‘현장형 비서실장’ 행보는 과거 대통령 비서실장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을 모시는 게 주된 역할이었다면, 강 실장은 ‘방산 특사’ 자격으로 전 세계를 누볐다. 최근 중동 사태가 터지면서 강 실장의 역할과 리더십이 진가를 발휘한다는 평가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강 실장을 가리켜 ‘이재명 대통령 방식의 차기 대통령 후보군 육성 훈련’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청와대 참모진을 총괄하는 비서실장이 한두 달에 한 번씩 민항기를 타고 세계를 누비는 건 아주 이례적”이라며 “강 실장은 방산 관련 출장부터 시작해 에너지 관련까지 대통령 특사 역할을 하면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일찌감치 차기 주자 육성에 나섰다는 평가다. 다소 이른감이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정부 들어 ‘강훈식’이라는 사람의 존재감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강 실장의 행보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강 실장이 UAE 방문 성과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리자, 이례적으로 일본에서 강 실장 글이 여러 차례 ‘리트윗’ 됐다. 강 실장 글을 리트윗한 이들은 “한국은 국민을 위해 외교 노력으로 결과를 내고 있다. 한국이 부럽다” “한국의 정치인, 너무 유능하고 부럽다” “일본은 총리가 국익을 해치는데 한국은 제대로 외교를 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최근 중동 사태로 일본의 국민 과자로 불리는 감자칩 생산 라인이 멈추는 등 일상에서의 불안감이 커지자 강 실장의 외교 성과를 주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은 충남·대전 통합특별시장 출마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행정통합이 무산되면서 지방선거 출마를 접고 비서실장 자리를 지키게 됐다. 강 실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이재명 청와대 ‘3실장’ 체제도 유지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사랑하는 사이’로 오해받을 정도로 최측근인 강 실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집권 2년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도 업무 연속성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강 실장은 직접 화두를 던지며 여러 정책 전반을 아우른다. 올해 들어서는 ‘창업’을 키워드로 잡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육성, 대·중소 상생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 ‘열풍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창업 지원 정책들이 그 일환이다. 강 실장은 국회에 있을 때도 스타트업 육성을 돕는 유니콘팜이라는 국회의원 연구모임을 이끈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강 실장은 한 번 시작한 일에는 확실히 성과를 내는 정치인”이라며 “실용과 성과를 중시하는 이 대통령이 강 실장을 가까이에 두고 쓰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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