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현도산단 충돌③] 기숙사까지 파고든 폐기물 시설, 근로자 삶도 뒤흔든다
분진·악취·차량 매연 상시 노출 우려…"퇴근해도 같은 환경"
건강권·설명 부재 논란 확산…인력 이탈 현실화 가능성도
![청주시 현도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 선별장 건립 논란은 근로자 생활권 문제로도 확산되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0/552778-MxRVZOo/20260320102525528khyk.png)
청주시 현도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 선별장 건립 논란은 근로자 생활권 문제로도 확산되고 있다. 공장과 기숙사가 밀집된 산업단지 특성상 근로자들이 근무 시간뿐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서 환경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근무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력 유지와 직결되는 구조적 리스크로 보고 있다. 산업단지 내부에서 '일하고, 쉬고, 생활하는' 구조가 하나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외부 오염원이 상시 존재할 경우 근로 여건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터와 붙어있는 집…회피 불가능한 노출 구조
현도산단은 식품 제조업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근로자 기숙사와 지원시설이 공장 인근에 함께 조성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근로자 상당수는 산업단지 내부에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통근 부담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외부 환경 변화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폐기물 선별시설과 같은 운영형 시설이 인접할 경우 오염 요인이 작업 공간을 넘어 생활 공간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려가 큰 지점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수백 명 근로자들의 '건강권' 문제다. 폐기물 선별시설이 가동될 경우 분진과 악취, 미생물 입자(바이오에어로졸), 그리고 하루 수백 회에 달하는 차량 이동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까지 복합적인 오염 요인이 상시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현도일반산업단지 내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 건립 예정지 좌측에 하이트진로 기숙사가 바로 맟닿아 있다. [출처=독자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0/552778-MxRVZOo/20260320102526812umyb.jpg)
문제는 이러한 노출이 근무시간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폐기물 선별장과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둔 하이트진로 기숙사의 경우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공장 근로자들의 주거 공간 바로 옆에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가는 셈이기 때문에 퇴근 이후에도 동일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야 하는 생활 공간에서 외부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야간에도 차량 이동과 작업이 이어질 경우 사실상 회피가 어려운 환경이 형성된다.
◆"퇴근해도 끝 아냐"…기숙사까지 확장되는 생활 리스크
이처럼 생활과 근무 환경이 분리되지 않은 구조에서 환경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그 영향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근로자의 생활 안정성과 직결된 문제로 확산된다. 여기에 입지 선정 과정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현장 근로자는 "근무 시간에는 보호장비라도 있지만 기숙사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시는 시설 공사에는 혈안이 돼 있으면서 정작 여기서 하루 8시간 이상 숨 쉬며 일하는 우리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 설명도 없었다. 시설 필요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실제 그 환경 속에서 일하고 생활하게 될 사람들에 대한 고려가 먼저였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번 논란은 산업단지 내 공간 배치와 환경 정책이 근로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은 단순한 환경 변화가 아니라 사람이 머물 수 없는 환경이 될 경우 결국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인력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을 넘어 산업단지 존립 기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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