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 침엽수·활엽수 안 가린다”…산림과학원, 5년간 피해지 임상 분석

이종섭 기자 2026. 3. 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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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대형산불 발생 현황.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최근 들어 연중화되고 있는 대형 산불이 침엽수 등 특정 수종 분포나 지리적 특성과 관계없이 무작위로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5년간 발생한 대형 산불 지역의 위치와 산림 유형 분포를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20일 국립산림과학원이 내놓은 ‘최근 5년간 대형 산불 사례 분석’ 결과를 보면 대형 산불은 소나무림에 국한되지 않고 활엽수림과 혼효림 등 다양한 산림 유형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경남 함양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대표적인 경우다. 함양 산불 지역은 활엽수림이 7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21일 오후 9시 14분쯤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건조한 날씨 속에서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0m 이상의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되다 약 44시간 만인 23일 오후 5시쯤 주불이 꺼졌다. 산불 영향 구역이 234㏊에 이르는 올해 첫 대형 산불이었다.

지난해 3월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남 산청 지역도 다양한 임상 분포를 보였다. 산청 대형 산불지는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이 각각 46%와 44%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고, 혼효림이 8%를 차지했다.

반면 침엽수림 비율이 월등히 높았던 지역도 있다. 2023년 충남 홍성 대형 산불 지역은 침엽수림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활엽수림과 혼효림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했다.

지리적으로 보면 최근 대형 산불은 산악 지형, 해안 지역, 내륙 산림 등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발생하는 경향도 나타나는 것으로 산림과학원은 분석했다.

권춘근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과거 봄철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한 동해안 지역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 건조해지는 강풍의 영향과 침엽수림이 많은 특성이 산불을 키우는 데 영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러나 최근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대형 산불 위험은 특정 수종보다 강풍과 건조한 기상 조건, 지형, 연료 축적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공간적으로도 동해안뿐 아니라 내륙 산지 등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림과학원은 향후 산불 발생 위치와 임상, 기상 조건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대형 산불 위험 예측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권 연구사는 “대형 산불은 강풍과 건조한 기상 조건이 결합되면 특정 수종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로 고온·건조한 날이 증가하고 강풍을 동반한 이상기상이 빈번해져 대형 산불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산불 예방과 대응 정책을 특정 산림 유형 중심에서 벗어나 종합적 관리 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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