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산다”… 이란發 유가 쇼크에 아시아서 전기차 수요 폭발

김효선 기자 2026. 3. 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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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으로 인한 오일 쇼크가 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알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은 전기차 전환을 가속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며 "경제적 유인이 명확해졌다"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전기차 보급을 막아온 가장 큰 장벽은 가격이었지만, 유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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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으로 인한 오일 쇼크가 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블룸버그는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전기차(EV)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자동차 제조사 비야디(BYD)의 전기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AP

블룸버그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금융 지구에 있는 비야디(BYD) 매장에는 2주 만에 한 달 치 주문이 쏟아졌다. 베트남 하노이에서도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 전시장 방문객이 네 배로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 매장에서는 3주 동안 전기차가 250대가 팔렸는데, 이는 지난해 평균 판매 속도의 두 배에 달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유가가 치솟자,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지난 9일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도 110달러를 재돌파하는 등 고공행진 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원유의 약 80%는 아시아로 향했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달 들어 휘발유 가격이 20% 급등했고, 일부 지역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구매 제한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은 전기차 전환을 가속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며 “경제적 유인이 명확해졌다”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전기차 보급을 막아온 가장 큰 장벽은 가격이었지만, 유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구매 비용이 높더라도 유지비 절감 효과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태국 자동차 산업 관계자는 “보조금 축소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봤지만, 유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라오스 정부 역시 긴급 조치를 통해 전기차 등록·서비스 비용을 30% 감면하는 동시에, 내연기관 차량에는 동일한 비율의 할증 수수료를 부과하며 정책 방향을 급선회했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인기의 최대 수혜자로 공급망과 가격 경쟁력을 선점한 중국을 지목했다. 반면, 미국 정책 변화에 따라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췄던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혼다 등 전통의 완성차 업체들은 급증하는 아시아 수요에 대응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이번 특수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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