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기 힘든 그대”…양치해도 ‘입냄새’ 나는 이유
혀 뒤쪽 설태·입 마름이 냄새 키워
음식·습관 따라 더 심해질 수도

‘혹시 내 입에서 냄새나지 않을까?’
연인과 마주 앉아 대화하거나 중요한 약속을 앞두면 괜히 입냄새가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양치를 했는데도 남아 있는 찝찝함 때문에 껌이나 사탕으로 급히 가려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누구나 겪는 흔한 고민인 입냄새, 그 원인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을 짚어봤다.
◆구취 범인, ‘혀 뒤 설태’=구취 원인의 85~90%는 구강 안에 있다. 그중에서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은 혀 뒤쪽 부위다. 이 부분에 많은 ‘혐기성그람음성세균’은 황 화합물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구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황 화합물은 양파나 마늘에 있는 냄새 입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잇몸병·구강암·충치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처방하는 혈압약·항우울제·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도 입냄새를 유발한다. 약 성분에 황 화합물이 들어있거나 약이 침 분비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양치해도 나는 입 냄새”…진짜 이유 따로 있다=구취가 심한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된 생활 습관이 있다. 실제 이들에게는 긴장이나 스트레스로 입 마름 증상이 나타나거나, 과자나 유제품처럼 입안에 탄수화물 성분이 오래 남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불규칙한 식사 패턴도 입냄새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침을 거르거나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침 분비가 줄어 구강 내 자정 작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이도 영향을 준다. 중년 이후에는 침 분비가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치주 질환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구취가 나타날 가능성도 커진다.

◆“소개팅 전 체크”…입냄새 늘리는 음식 vs 줄이는 음식=먹는 음식도 큰 영향을 준다.
맥주나 와인, 흡연은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세균 증식을 돕는다. 치즈·우유 같은 유제품이나 고기류도 냄새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
또 껌이나 사탕처럼 당이 많은 음식은 세균의 먹이가 돼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을 늘린다. 커피, 토마토 주스, 오렌지 주스 같은 산성 음료도 입안 환경을 산성화시키며 세균 번식을 돕는다. 양파·마늘 등 향이 강한 식품도 냄새를 악화시킬 수 있다.
도움이 되는 음식은 녹황색 채소다. 구취는 산성 환경에서 더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칼슘과 칼륨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는 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으로 시금치·브로콜리·케일·당근·호박 등이 있다.
무엇보다 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껌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껌을 씹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잇몸 바깥쪽에 붙여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 껌이 입 안에 있다면 음식이 들어온 것으로 인식돼 침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나도 혹시?”…구취 자가 확인법=잘못된 생활 습관을 갖고 있다면 구취 정도를 스스로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일회용 숟가락으로 혀 뒤쪽의 설태를 긁은 뒤 5초 후 냄새를 맡거나, 손등을 가볍게 핥고 10초 후 말랐을 때 3㎝ 거리에서 냄새를 확인할 수 있다. 3분 정도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쉰 뒤 포갠 양손에 대고 숨을 내쉬어 냄새를 맡는 방법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정확한 것은 배우자나 가까운 지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잘못 닦으면 더 심해진다”…설태 제거 주의사항=입 냄새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요 원인인 혀 내 설태를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 칫솔은 단단한 치아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만큼 혀를 닦기에는 자극이 강하다. 칫솔로 설태를 제거한 뒤 혀가 빨갛게 변했다면 깨끗해진 것이 아니라 미세한 상처가 생긴 상태로, 오히려 입 냄새를 악화시킬 수 있다. 혀는 더욱 부드러운 ‘설태 제거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태 제거기는 하루 두번, 혀 뒤쪽에서 앞쪽으로 부드럽게 3~4회 정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너무 세게 문지르거나 지나치게 자주 닦으면 점막이 손상되고 입안이 건조해질 수 있다.
양치질하기 귀찮을 때 흔히 찾는 구강청결제는 효과가 일시적이다. 특히 에탄올이나 항균 성분이 들어간 구강청결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입안이 오히려 건조증을 부른다.
질병관리청은 "구강 위생은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올바른 칫솔질이 가장 기본"이라며 "칫솔질할 때는 잇몸과 치아의 경계 부위를 꼼꼼히 닦고,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활용해 손이 닿기 어려운 부위까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질병관리청, 고려대학교의료원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