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토허제 1년…이대로 계속 가도 괜찮을까 [매경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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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집값 흥정보다 허가가 먼저에요." 가끔 부동산 시장 분위기 취재차 들르던 동네 중개업소 직원의 푸념이었다.
매수 문의가 들어와도 집구경, 가격흥정은 후순위라고 했다.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토허제 때문이라기보다, 주택 거래와 보유의 기회비용을 높이는 정공법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토허제는 매매약정서를 갖고 구청에 거래허가 신청을 하고 허가가 나서 계약서를 작성해 실거래가가 공개되기까지 최소 한달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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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줄인 효과만 나타나고
결국 세금으로 집값 안정세
주거이전제한은 최소화 필요
“요즘은 집값 흥정보다 허가가 먼저에요.” 가끔 부동산 시장 분위기 취재차 들르던 동네 중개업소 직원의 푸념이었다. 매수 문의가 들어와도 집구경, 가격흥정은 후순위라고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대한 규제 즉, 실거주 요건을 맞출 수 있는지, 세입자 갱신권 문제는 없는지, 재건축일 경우 조합원 지위 승계가 되는지 먼저 본다는 것이다. 거래 시작이 자격 심사가 됐다는 얘기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원래 개발 예정지나 투기 과열 지역 토지에 한시적으로 씌우는 예외 장치였다. 그런데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까지 적용되더니 잠깐 쓰고 걷어야 할 응급조치가 아니라, 부동산대책 대명사가 됐다.
작년 2월 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 토허제를 풀었던 서울시는 작년 이맘때인 3월19일 강남을 비롯해 용산까지 더 넓은 지역을 다시 묶었다. 그럼에도 집값상승세 더 번지자 국토교통부가 10월15일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묶었다. 임시 규제가 실패 보정장치가 되더니, 도시 전체를 덮는 핵폭탄 규제가 된 것이다.

그래서 토허제는 효과적이었나. 거래량을 줄이는 효과는 있었지만 이후에도 한번씩 찍히는 신고가로 서울아파트 값이 줄곧 오르기만 했다는 게 대다수가 동의하는 팩트일거다.
보다 못한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보유세 부담 강화 등을 예고하며 투기심리와 직접 맞붙었다.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토허제 때문이라기보다, 주택 거래와 보유의 기회비용을 높이는 정공법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거래 허가로 사람을 붙잡는 방식보다 세금과 거래비용으로 기대 수익을 낮추는 방식이 먹혔다는 뜻이다.
부작용은 어떤가. 토허제는 매매약정서를 갖고 구청에 거래허가 신청을 하고 허가가 나서 계약서를 작성해 실거래가가 공개되기까지 최소 한달이 걸린다. 상승장에선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지만 요즘 같은 하락장에선 하락가격이 시장에 반영되는 것도 되레 늦춘다.
피해자도 많다. 공시가격 1억~2억원대 저가 주택들도 아파트라는 이유로 줄줄이 묶였다. 이런 주택도 병원비나 생활비를 위해 주택을 꼭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다면 주택 매도가 어렵다. 의도치 않게 갑자기 받은 상속주택을 급히 팔아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토허제는 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갭투자 차단이 목적이면 비주거 주택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뉴욕식 1% 보유세’ 등을 통해 실효세율을 올려 기회비용을 대폭 높이는 방법도 있다. 그래도 필요하다면 지금의 무차별적 저인망 그물을 던지는 것보다 지정범위를 동, 단지 단위 등 핀셋화 하는 것이 더 정의롭다.
집값이 별로 오르지도 않는 곳까지 그물에 몰아넣고 잡아두는 건 행정편의적이라는 말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한 뒤 “서울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책실패 비용을 국민의 주거이전 자유제한으로 떠넘기는 행정은 정말 이대로 계속 괜찮은 것인가.
[이지용 부동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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