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망원경이 포착한 ‘혜성이 부서지는 순간’

곽노필 기자 2026. 3. 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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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들이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혜성이 몇개 조각으로 쪼개지는 순간을 우연히 포착했다.

혜성이란 태양을 길쭉한 궤도로 공전하거나 통과하는 작은 천체로, 얼음과 암석 덩어리인 핵과 이를 둘러싼 가스층 코마, 그리고 먼지와 가스로 이뤄진 꼬리로 구성돼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존 누난 교수(물리학)는 "허블이 혜성의 파편화 초기 과정을 포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는 아마도 가스 압력을 받아 방출될 수 있는 규모의 먼지층이 형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확인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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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오르트구름에서 온 지름 8km ‘K1 혜성’
근일점 통과 후 4∼5개 조각으로 쪼개져
2025년 11월9일에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K1 혜성(C/2025 K1(아틀라스)). 10월 초 근일점을 통과한 뒤 몇개의 조각으로 쪼개졌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천문학자들이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혜성이 몇개 조각으로 쪼개지는 순간을 우연히 포착했다.

혜성이란 태양을 길쭉한 궤도로 공전하거나 통과하는 작은 천체로, 얼음과 암석 덩어리인 핵과 이를 둘러싼 가스층 코마, 그리고 먼지와 가스로 이뤄진 꼬리로 구성돼 있다.

미국 앨라배마 오번대가 주축이 된 국제연구진은 K1 혜성(C/2025 K1(아틀라스))이 지난해 10월 초 태양을 스쳐 지나간 뒤 몇개의 조각으로 부서진 모습을 11월8~10일 연속 관측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이카루스에 발표했다. 혜성이 부서지는 일은 드물지 않게 일어나지만, 막 부서지기 시작한 순간을 포착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분해 전에 길이가 약 8km였던 K1 혜성은 지난해 5월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지원을 받는 소행성지구충돌경보시스템(ATLAS) 망원경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해왕성 너머에 있는 얼음 천체 밀집구역 오르트구름에서 온 비주기 또는 200년 이상의 장주기 혜성으로 추정한다.

이 혜성은 지난해 10월8일 태양에서 5000만km 떨어진 거리에서 근일점을 통과했다. 이는 수성보다 태양에 더 가까운 거리다. 과학자들은 따라서 다른 혜성들과 마찬가지로 이 혜성도 태양의 강력한 에너지 영향을 받아 분해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10월 말 지상 천체망원경에는 이 혜성 주변에서 번쩍이는 섬광이 포착됐다. 이는 가스가 우주로 분출되면서 발생한 폭발 현상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이 11월8일부터 3일 연속해서 촬영한 K1 혜성의 모습. 허블망원경이 혜성의 초기 분해 단계를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다른 혜성 찾다가 우연히 포착

허블망원경이 이 혜성을 포착한 때는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근일점 통과 한 달 후였다. 연구진은 허블망원경으로 3일 동안 매일 20초 노출 사진 3장씩을 촬영했다.

이 혜성은 애초 연구진의 관측 대상이 아니었다. 연구진은 태양에 좀 더 가까이 있는 다른 혜성을 관측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허블망원경 카메라를 돌릴 수 없게 되면서 2차로 이 혜성을 선택했는데 그 시점이 혜성의 분해와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연구진은 우연히 찾아온 이 기회를 통해 혜성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허블망원경에 처음 포착된 K1 혜성은 네 조각으로 쪼개져 있었고, 각 조각에는 핵을 둘러싼 가스와 먼지 층(코마)가 뚜렷하게 보였다. 허블이 관측하는 기간 동 이 혜성의 작은 조각 중 하나가 다시 한번 쪼개졌다.

K1혜성의 이동 경로(점선은 향후 예상 경로).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쪼개진 후 밝게 빛나기까지 1∼3일 시차

연구진은 허블망원경이 보내온 해상도 높은 사진을 통해 혜성 분해 전후의 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혜성은 관측 8일 전부터 분해되기 시작했으며, 혜성이 쪼개진 시점부터 환하게 빛을 발하기까지는 1~3일의 간격이 있었다.

왜 이런 시차가 발생했을까? 연구진은 몇가지 가설을 세웠다. 혜성의 빛은 얼음이 아니라 먼지가 태양빛을 반사해서 생기는 것이다. 혜성이 쪼개지면 안에 있던 얼음이 바깥으로 드러난다. 그런데 여기엔 먼지가 적다. 따라서 혜성이 빛을 발하려면 먼지층이 쌓이고 이 먼지가 날아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니면 태양열이 표면 아래까지 스며들어 내부의 가스 압력을 높이다 어느 순간 펑하고 터지듯 먼지를 일제히 바깥으로 밀어내며 빛을 발할 수도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존 누난 교수(물리학)는 “허블이 혜성의 파편화 초기 과정을 포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는 아마도 가스 압력을 받아 방출될 수 있는 규모의 먼지층이 형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확인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KI 혜성의 파편들은 현재 지구에서 4억km 떨어진 거리에서 태양계 밖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연구진은 이 혜성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논문 정보

Sequential fragmentation of C/2025 K1 (ATLAS) after its near-sun passage.

https://doi.org/10.1016/j.icarus.2026.116996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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