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기름이었는데 올렸다”… 장관 급습에 걸린 ‘가격 역행’
싼 값에 들여와 더 비싸게 판매… 정유사 본사 결정 구조 정조준

기름값은 내려오는 흐름인데, 일부 주유소에서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정부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직후, 현장에서는 반대로 움직인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 내려가는 시장, 올라간 가격… 현장 사이 괴리 심화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0일 오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약 1,820원 수준으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은 1,850원 안팎, 제주는 1,840원대 수준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은 내려오는 방향인데,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은 구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와중에 일부 주유소는 가격을 더 올렸습니다.

■ “싼 기름 들여놓고 값은 올렸다”… 불시 점검서 확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19일 범부처 합동점검단과 함께 서울 송파구 정유사 직영 주유소를 불시에 점검했습니다.
이 주유소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 기존보다 낮은 가격으로 휘발유를 공급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다음 날인 14일부터 18일까지 판매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려온 공급가격이 반영되지 않은 수준을 넘어, 오히려 소비자 가격이 더 올라갔습니다.
같은 흐름을 보인 주유소는 전국적으로 2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가격은 본사에서 정해”… 현장이 아니라 구조 문제
가격 인상의 책임은 현장이 아니라 위로 올라갔습니다.
주유소 관리자는 판매가격이 정유사 본사에서 결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가격 인상이 개별 주유소 판단이 아니라, 본사 차원의 의사결정일 가능성이 확인된 대목입니다.
김 장관은 “직영 주유소 가격 인상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본사에서 주유소로 이어지는 가격 결정 과정을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유소 단속에 머물던 점검은 이제 정유사의 가격 결정 구조 전체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2만 8,000L 누락 보고 적발
점검 과정에서는 추가 위법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해당 주유소는 휘발유 2만 8,000L를 누락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이를 송파구청에 통보했고, 정부는 매입·매출 자료와 CCTV를 확보해 조세 포탈,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여부까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석유제품 품질과 정량 판매 여부 역시 정밀 분석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 “반영이 늦은 게 아니다”… 거꾸로 움직인 가격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정유사 공급가격이 인하됐다고 밝혀왔습니다.
실제 전국 평균 가격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지연이 아니었습니다.
내려온 가격이 늦게 반영된 것이 아니라, 낮아진 공급가격 위에서 판매가격이 더 올라갔습니다.
정부가 이를 구조 문제로 판단하는 이유입니다.
■ 서울·제주 여전히 고가… 격차 위에 ‘역행’까지 겹쳐
20일 오전 기준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휘발유 가격은 L당 1,850원 안팎, 제주는 1,840원대 수준으로 전국 평균(약 1,820원대)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전전국적으로는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도권과 제주에서는 여전히 체감 가격이 높은 구간에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제주는 물류 비용과 공급 구조 영향으로 평균보다 높은 가격이 고착화돼 있고, 서울 역시 수요 집중으로 가격 상단이 유지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별 격차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부 주유소의 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누가 결정했나”…가격 결정 라인 전체 조사
정부는 정유사 본사에서 직영 주유소로 이어지는 가격 결정 라인 전체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누가 가격을 정했는지, 어떤 기준과 시점에서 인상이 이뤄졌는지, 그 판단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입니다.
김 장관은 “누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분명히 밝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유소 단위 점검을 넘어 가격이 만들어지는 구조 자체가 조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 가격 낮췄다…‘현장까지 내려오느냐’ 남아
정부는 공급가격을 낮췄습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내려온 가격이 왜 현장에서 멈췄는지, 그 흐름을 누가 끊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불법행위 의심 주유소에 대한 합동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가격 담합, 매점매석, 탈세 등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할 방침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