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점유율 추락 멈출까…빅테크 수주로 반전 시동

강민경 2026. 3. 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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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수요 폭증…삼성 파운드리 역할 재부상
테슬라 이어 엔비디아·AMD까지…고객 포트폴리오 확대
생산·투자 동시 확대…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 강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글로벌 빅테크를 잇따라 끌어들이며 반격의 실마리를 잡고 있다. 한때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사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 핵심 축으로 재부상하는 흐름이다. 점유율 하락으로 흔들렸던 위상이 기술과 고객으로 복원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 등 AI 가속기 시장 핵심 기업들과 협력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난 18일 AMD와 체결한 업무협약은 단순 메모리 협력을 넘어 파운드리까지 확장된 것이 핵심이다. AMD 차세대 반도체를 삼성 공정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이다.

이번 협력은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는 HBM4 공급을 넘어 제조와 패키징까지 포함한 전 공정 협력 가능성을 열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는 "삼성 메모리 기술과 AMD 플랫폼의 결합"을 강조했다. 수 CEO가 직접 평택캠퍼스를 찾아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회동한 것을 두고 "협력의 격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순 거래를 넘어 '장기 파트너십'으로 이동하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엔비디아와의 관계는 더 상징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GTC 2026' 기조연설에서 "그록3 LPU를 삼성에서 생산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간 수율 논란과 고객 이탈설에 시달리던 삼성 파운드리 입장에선 사실상의 '공개 인증'이다. 해당 칩은 차세대 AI 시스템 '베라 루빈'에 탑재될 예정으로 하반기 출하가 시작된다.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까지 협력이 확장되며 양사의 연결 고리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 파운드리는 엔비디아 AI 칩을 4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며 대형 다이 제조 역량을 입증했다. 수율 개선이 실제 수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은 2024년 1분기 11%에서 2025년 7%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 글로벌 시장점유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고객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테슬라와 약 22조원 규모 계약을 따내며 대형 고객 확보의 신호탄을 쐈다. 여기에 엔비디아와 AMD까지 가세하면서 고객 포트폴리오는 질적으로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 확대보다 중요한 건 신뢰 회복"이라며 "빅테크가 다시 삼성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라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니어 애널리스트도 "삼성의 4나노 공정에서 그록3 LPU가 생산된 것은 대형 AI 칩 제조 역량을 입증한 사례"라며 "수율 개선이 엔비디아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투자와 설비 역시 이 흐름에 맞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P4 공장 효율화와 P5 구축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착공에 들어갔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은 3나노 이하 공정을 적용해 연말 가동을 목표로 한다. 추가 투자 검토까지 이어지며 생산 능력 확대가 병행되고 있다.

올해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는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 11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규모다.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에 집중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로직과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구조로 AI 반도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로드맵도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4 베이스 다이를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HBM5에는 2나노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역시 삼성의 2나노 공정(SF2P)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고성능 컴퓨팅과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선단 공정 가동률은 향후 수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DS부문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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