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에 새겨진 시간의 기억"…이우성 '너에게 물으면 알 수 있을까?'전

김정한 기자 2026. 3. 20. 08: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갤러리현대는 18일부터 4월 26일까지 이우성의 개인전 '너에게 물으면 알 수 있을까?'를 개최한다.

이우성 작가가 함께하는 첫 개인전으로, 그간 주변 인물에 집중해 온 작가가 다층적인 시간과 감각을 포괄하는 '풍경'으로 시선을 확장해 선보이는 자리다.

정치적 선전의 도구로 쓰이던 걸개그림 형식을 빌려와 북한 마을의 풍경을 자전적이고 수필적인 시선으로 담아낸 점이 특징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연과 서사를 지닌 낯익은 풍경들"
갤러리현대 18일~4월 26일
17일 갤러리현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우성 작가가 전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갤러리현대는 18일부터 4월 26일까지 이우성의 개인전 '너에게 물으면 알 수 있을까?'를 개최한다. 이우성 작가가 함께하는 첫 개인전으로, 그간 주변 인물에 집중해 온 작가가 다층적인 시간과 감각을 포괄하는 '풍경'으로 시선을 확장해 선보이는 자리다.

17일 갤러리현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우성 작가는 "그동안 인물을 드러내기 위해 배경을 생략했다면, 이번엔 그 사람이 있는 곳을 더 깊게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우성에게 풍경은 단순한 피사체의 재현이 아니다. 직접 마주하고 기록한 장소에 기억과 감각, 상상을 더해 재구성한 '시적인 순간'이다. 제주 정방폭포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나 DMZ의 풍경처럼, 개인의 기억과 집단적 역사가 충돌하는 지점들이 화면 위에 초현실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노란색의 만화적 캐릭터다. 자화상에서 시작된 이 익명의 존재들은 관람객이 풍경 안으로 몰입하게 돕는 매개체다.

이우성 '너에게 물으면 알 수 있을까' 전시 전경. 이미지, 갤러리현대, 서울, 2026_스케일 컷 (갤러리현대 제공)

이우성은 "풍경 속에서도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는 생각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했다"며 "전시장을 나선 이들이 일상의 풍경에서 작품의 여운을 다시금 발견하기를 소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우성은 지난 15여 년간 우리가 발 딛고 선 시공간의 '현재'를 추적해 왔다. 2010년대 초반 청춘의 불안과 분열을 강렬한 필치로 그려냈던 그는, 이후 일상의 사생화, 민화, 민중미술의 양식을 차용하며 '우리'의 정서를 친근하게 담아내는 독자적인 구상회화의 길을 걸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마주한 장소에서 출발하되, 기억과 상상이 덧입혀진 대형 걸개그림과 캔버스 작업 40여 점을 공개한다.

작가에게 풍경은 물리적인 과거와 새로운 현재가 교차하며 만들어 낸 '시간의 얼룩'이자, 누구나 장소에 대해 가지는 사연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1층 전시장에서는 제주 성산일출봉과 정방 폭포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히 학살의 비극을 품은 정방 폭포 아래 모여든 사람들을 그린 '새벽녘 폭포 아래서'는 역사적 사건과 평화로운 일상이 충돌하며 발생하는 역설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우성 '너에게 물으면 알 수 있을까' 전시 전경. 이미지, 갤러리현대, 서울, 2026_2층 (갤러리현대 제공)

2층에서는 리얼디엠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대형 걸개그림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여기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가 눈길을 끈다. 정치적 선전의 도구로 쓰이던 걸개그림 형식을 빌려와 북한 마을의 풍경을 자전적이고 수필적인 시선으로 담아낸 점이 특징이다. 또한, 여주의 논밭이나 꽃 핀 들판을 배경으로 한 연작들은 세대마다 다르게 기억되는 장소의 중층적 의미를 시적으로 풀어낸다.

지하 전시장에서는 빌딩 숲 사이에서 달집태우기를 하는 이질적인 풍경을 통해 개인의 정서가 인류 보편의 온기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에 작가가 직접 채집한 지하철 소리, 매미 소리, 보신각 타종 소리 등 1시간 분량의 사운드 작업이 더해져 관람객을 풍경의 현장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우성은 풍경의 표정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재의 밀도를 느끼길 권유한다. 이를 통해 사라져가는 순간들을 영원한 회화적 기록으로 붙잡아둔다.

acen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