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포는 없었다…섬뜩한 이미지로 전 세계 충격에 빠뜨린 '호러 영화'

강해인 2026. 3. 20. 07:1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리포트=강해인 기자] 팬데믹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이색적인 호러 영화가 찾아왔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에게 큰 상흔을 남겼다. 바이러스 탓에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어려워 인간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고, 활동 반경도 좁아져 답답함을 느껴야만 했다. 이 고통을 떠올리게 할 기괴한 호러 영화가 이목을 끌었다.

팬데믹 이후 영화가 '고립'이라는 키워드를 다루는 방식은 확연히 달라졌다. 영화 '엘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관객의 감각을 자극한다. '신체와 사물의 융합'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전면에 내세워 익숙한 일상의 공간을 전혀 다른 공포의 영역으로 뒤틀었다. 색다른 공포를 느끼게 할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이야기는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도시를 잠식하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이 전염병은 단순히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몸을 주변 사물과 뒤섞이게 만든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 앙스(마티유 상푀르 분)와 카스(에디트 프루스트 분)는 전연병으로 인한 봉쇄 조치로 아파트에 고립되고, 그 안에서 점점 설명할 수 없는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 이 설정은 단순한 공포 장치를 넘어, 팬데믹 시기의 불안과 고립감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영화는 '바디 호러'라는 장르적 문법을 따르면서도 참신한 변주로 눈을 사로잡는다. '엘스' 속 인물들은 서로에게 가까워질수록, 그리고 공간에 갇힐수록 몸이 점점 더 낯선 형태로 변해간다. 팬데믹 당시 갇혀 지냈던 고립감과 불안을 초현실적인 설정으로 풀어내며 스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 속 인간의 몸이 가구, 벽 등의 주변 사물과 섞여 변해가는 과정이 독창적으로 표현됐다. 또한, 육체의 경계가 희미해지듯 '엘스'는 호러, 로맨스,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도 허물며 신선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매혹적인 미장센 역시 이 작품의 매력으로 꼽힌다. 영화는 컬러로 채워진 아파트 공간에서 시작해, 점차 색이 사라진 흑백 이미지로 전환된다. 이 색감 대조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게다가 인간의 피부와 사물이 뒤섞이는 질감 표현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시선을 붙잡고, 화면 전체를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보는 것을 넘어 느끼게 만드는 이미지들이 이어지며, 관객을 이야기 안으로 깊이 끌어당긴다. 이런 연출 덕에 해외에서는 바디 호러의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초창기 명작이 생각난다는 호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엘스'는 단순히 무섭기만 한 호러 영화에 머물지 않는다. 신체가 변형되는 공포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은 관계와 공간, 그리고 감각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으로 확장된다. 아파트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변형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몸과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하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언급한 '엘스'의 실험성은 감독의 이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영화를 연출한 프랑스 출신 감독 티보 에맹은 동명의 단편으로 2007년에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로스앤젤레스 호러 영화제 스크림페스트에서 최우수 학생 단편 영화상을 받았다. 티보 에맹은 이 단편을 13년에 걸쳐 확장해 장편으로 완성했다.

이 집요한 시간은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장편 '엘스'는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 미드나잇 매드니스 섹션에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고 "TIFF 최고의 발견"(TheWrap)이라는 평을 받는 등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기세를 몰아 제57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신인감독상(시민케인상) 및 오피셜 판타스틱-스페셜, 비주얼 메이크업 효과상 등 전 세계 유수 장르 영화제 13개 부문에서 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엘스'를 본 해외 매체들은 "완전히 독창적인 바디 호러의 탄생"(Grimoire of Horror), "당신을 통째로 집어삼킬 압도적인 비주얼"(TheWrap), "익숙한 장르의 틀을 영리하고 기묘한 바디 호러로 재구성"(IndieWire), "무시무시한 괴물처럼 놀랍도록 기묘한 작품"(Variety) 등 찬사를 보냈다. 덕분에 새로운 호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호러 신작으로 급부상했다.

팬데믹 당시에 느꼈던 감각을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공포를 넘어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맛보게 하는 '엘스'는 IPTV와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D.seeD디씨드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