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늘고 이혼 줄었지만…韓 가족 구조 ‘조용한 재편’
혼인 24만 건·8.1%↑ 6년 만의 반등
초혼 남 33.9세ㆍ여 31.6세 만혼 심화
황혼이혼 30년 이상 17.7%로 1위 부상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작년 우리나라의 혼인건수가 6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고, 이혼은 감소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 표면만 보면 긍정적 조합이지만, 수치 안을 들여다보면 만혼화 심화ㆍ황혼이혼 고착ㆍ재판이혼 증가 등 가족 제도의 구조적 재편이 조용히 진행 중이란 분석이다.
1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혼인ㆍ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4만 326건으로 전년 대비 8.1%(1만7914건) 증가했다.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도 4.7건으로 전년 4.4건에서 0.4건 올랐다. 혼인건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30대 초반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남자 30대 초반이 1만2000건(13.5%), 여자 30대 초반이 1만2000건(13.2%) 각각 증가했다. 코로나 기간 미뤄뒀던 혼인이 뒤늦게 처리된 ‘펜트업(pent-up) 수요’ 효과로 풀이된다.
초혼 연령도 높아졌다. 평균초혼연령은 남자 33.9세, 여자 31.6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1.3세, 1.7세 상승했다. 남녀 간 초혼 연령 차이는 2.2세로 좁혀졌다. 특히 초혼 부부 중 여자 연상 커플 비중이 20.2%로 전년보다 0.3%포인트 높아지며, 전통적인 ‘남성 연상’ 결혼 규범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혼은 8만8130건으로 전년 대비 3.3%(3021건) 감소했다. 조이혼율은 1.7건으로 0.1건 줄었다. 하지만 이혼의 내용은 달라졌다. 혼인지속기간별 이혼 구성비에서 ‘30년 이상’이 17.7%로 1위에 올랐다. 이어 5~9년(17.3%), 4년 이하(16.3%) 순이었다. 자녀 독립 후 이혼하는 ‘빈 둥지(empty nest) 이혼’이 뚜렷한 사회 현상으로 굳어진 것이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3만7441건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해, 자녀 없는 부부 이혼 감소폭(2.7%)보다 컸다. 협의이혼과 재판이혼 건수는 모두 줄었지만 재판이혼 비중은 22.7%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오히려 늘었다. 이혼 건수가 줄더라도 개별 이혼의 갈등 강도는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국가데이터처는“혼인건수 증가가 코로나 시기 미뤄졌던 혼인이 이루어진 영향도 있어, 향후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혼인 반등이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인구정책의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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