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비행기 부품 제조'… 오차 범위 1.4㎜ 벽 깨고 항공 우주 강국 앞당긴다 [언박싱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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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를 열 때의 설렘, 기억하시나요? 대학 연구실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을 바꿀 놀라운 발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향후 대형 항공기 날개부터 위성 구조물, 초고성능 자동차 부품 제조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다.
연구팀이 구축한 가상 실험실 덕분에 이제 항공기 부품 제조는 '일단 만들어보고 수정하는' 방식에서 '미리 계산하고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진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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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원대 제작 실패 막는 '디지털 트윈' 기술
굽고 나면 휘어버리는 탄소섬유의 난제 해결

[파이낸셜뉴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공학전공 김상우 교수팀이 첨단 항공기 부품을 굽는 과정에서 마치 엿가락처럼 휘어버리는 고질적인 문제를 컴퓨터 가상 실험으로 미리 잡는 데 성공했다. 이제 실제 부품을 찍어내기 전에도 설계도와 똑같은 완벽한 모양이 나올지 미리 계산할 수 있어, 수억 원대의 제작 실패를 막을 수 있게 됐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은 무게는 가볍고 강도는 뛰어나 '꿈의 소재'로 불린다. 하지만 이 소재를 고온의 오븐에서 구워 굳히는 과정에서 열팽창과 화학적 수축이 동시에 일어나며 모양이 뒤틀리는 현상이 고질적인 골칫거리였다.
이 기술은 향후 대형 항공기 날개부터 위성 구조물, 초고성능 자동차 부품 제조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다. 제작 공정에 들어가기 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뒤틀림을 예측하므로, 비싼 소재를 버리는 시행착오를 줄여준다. 이는 결국 제조 원가를 낮추고 기체의 안전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항공기 날개의 핵심 부품인 '멀티스파 플랩(Multispar Flap)'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 부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층층이 쌓인 방식이 다양해 변형을 예측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연구팀은 물체를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서 계산하는 '유한요소법(FEM)'이라는 컴퓨터 수학 계산 방식을 기반으로, 열 전달과 재료의 변화를 단계별로 연결한 정밀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수치가 도출됐다. 복합재가 굳어가는 과정에서 소재의 경화도(굳은 정도)가 0.91(91.2%)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구조적 변형이 멈추고 안정적인 상태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공정 초기에는 열팽창 때문에 약 -0.49mm 정도 휘어지던 부품이, 공정이 완전히 끝난 후에는 화학적 수축 영향으로 최종 1.09mm까지 반대 방향으로 휘어진다는 사실을 정밀하게 계산해냈다.
이러한 수치적 예측은 실제 제작 오차 허용 범위인 1.4mm 이내에 완벽히 들어맞았다. 연구팀이 구축한 가상 실험실 덕분에 이제 항공기 부품 제조는 '일단 만들어보고 수정하는' 방식에서 '미리 계산하고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진화하게 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항공대 항공공학전공 김상우 교수와 김동협 박사과정생, 김태수 교수가 함께 이뤄낸 결실이다. 연구 성과는 복합재 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컴포지트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에 게재됐다.
이 학술지는 해당 분야 상위 1% 이내에 해당하는 최정상급 저널로, 영향력 지수(IF)가 21.8에 달한다. '언박싱 연구실'이 살펴본 이번 연구는 논문 속 이론을 넘어 실제 공장에서 완벽한 항공기를 찍어내는 '마법의 설계도'가 될 것으로 세계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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