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아지 470만원’ 금송아지 시대 돌아왔다…한우시장 기지개

김보경 기자 2026. 3.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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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축협 경매시장 가보니
가임암소 줄고 도축마릿수 감소
송아지가격 2021년 수준 회복
한우고기 도매값 상승세 이어져
입식 확대 전 대내외변수 살펴야
17일 경기 화성시 만세구 우정읍에 자리한 수원축산농협 가축시장의 경매 시작 전 참가자들이 출하 송아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놈이 딱 봐도 좋잖아. (유전 평가 결과도) A가 세개나 돼. 예정 가격이 벌써 400만원이 넘으니까 낙찰가격이 500만원은 무조건 웃돌 거야.”

17일 오전 8시 경기 화성시 만세구 우정읍에 자리한 ‘화성축우 스마트 경매시장’. 수원축산농협(조합장 장주익)이 운영하는 이곳에선 매달 셋째주 화요일마다 송아지·비육우·번식우를 경매한다. 시장엔 수송아지 35마리, 암송아지 16마리가 출하됐다. 경매 시작 시각이 1시간이나 남았지만 농가들은 출하 송아지를 이리저리 살펴보느라 분주했다.

1시간30분 만에 끝난 경매에서 최고 낙찰가는 수송아지가 533만원, 암송아지는 377만원에 달했다. 140마리 규모로 한우 비육농장을 운영한다는 신종수씨는 최고 낙찰가 수송아지를 포함해 8마리를 구매했다. 신씨는 “송아지값이 높긴 하지만 직전 3일간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여 경매에 참여했다”면서 “시세 부담이 크지만 추가 입식해 축사를 놀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우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송아지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 2월 수송아지(6∼7개월령) 평균 산지가격은 470만6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360만8000원)보다 30.5% 올랐다. 암송아지는 같은 기간 257만7000원에서 357만1000원으로 38.6% 뛰었다. ‘금송아지 시대’라 불렸던 2021년과 맞먹는 수준이다.

송아지 가격 상승 요인으론 공급량 감소가 우선 꼽힌다. 임병원 수원축협 이사는 “한우고기 도매가격이 크게 떨어졌을 때 암소를 비육소로 대거 전환한 까닭에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송아지가 적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3월 한육우 관측’에 따르면 한우 가임암소 사육마릿수는 2025년 12월 기준 159만마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농경연은 한우 가임암소가 올 6월엔 156만 5000마리로 전년 대비 1.0% 줄겠다고 예측했다. 농경연이 추정한 2025년 1∼11월 누적 송아지 생산마릿수는 81만7000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했다.

한우고기 경락값도 살아나고 있다. 축평원에 따르면 한우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 6월 이후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10월 1㎏당 2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 2월에도 2만739원을 기록하며 강세를 유지 중이다. GSnJ 인스티튜트 관계자는 “2025년부터 도축마릿수가 감소세로 접어듦에 따라 한우고기 도매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도축마릿수 증가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므로 도매가격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우고기 가격은 사육마릿수에 따라 일정 주기로 등락을 반복하는 일명 ‘비프 사이클(Beef-Cycle)’이 존재한다. 하지만 2021년 코로나19 시기 여러차례 지급된 재난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한우고기 소비가 급증하면서 도매가격이 상승하는 특수 현상을 빚었다. 이는 농가의 송아지 사육 붐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2024년까지 한우고기 공급과잉에 따른 경락값 급락이라는 상황으로 연결됐다.

최근 한우시장 활기가 오랜 침체의 골을 끝내는 신호탄이란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농가들은 입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한우개량사업소 자료에 따르면 올 1∼2월 누적 한우 정액 판매량은 37만2000스트로로 전년보다 32.0% 증가했다. 농협 한우개량사업소 관계자는 “번식 의향 증가는 이미 2025년 8월부터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산비 급증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중동 전쟁 이슈 등 변수가 상존하는 만큼 신규 진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병규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 한우기획팀 선임연구위원은 “2028년까진 한우 공급량은 계속 감소할 전망으로 코로나19 시기처럼 단기적 과열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도매가격은 시장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농가는 항상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입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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