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번째 신종 토종 공룡 발견… 백악기에 살던 ‘둘리사우루스’
2세 미만 1m 크기… 잡식성 추정
만화 ‘아기공룡 둘리’서 이름 따와
공룡의 아시아-북미간 이동 증거… 테스켈로사우루스류 亞 탄생 단서

전남 보성에서 발견된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가 2010년 공개됐고 이듬해인 2011년에는 경기 화성에서 발견된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가 학계에 보고됐다. 둘리사우루스는 한반도에서 15년 만에 발견된 세 번째 토종 공룡이다.
둘리사우루스는 1억1300만 년 전∼97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원시 신조반류 공룡이다. 연구팀은 암석 속에 묻힌 뼈의 발달 상태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확인한 후 이 공룡이 대략 2세 미만의 어린 개체라고 추정했다. 이에 한국의 만화가 김수정 작가의 대표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에서 착안해 ‘둘리사우루스’란 이름을 지었다. 둘리사우루스의 몸길이는 약 1m로 성체로 자라면 3∼4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화석 분석 결과 치아 15개가 달린 두개골, 척추, 발, 그리고 위석 등이 발견됐다. 한반도에서 공룡 두개골과 위석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정종윤 오스틴 텍사스대 잭슨 지구과학대학 지구·행성과학과 연구원(전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연구원)은 2월 25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위석의 크기와 형태를 고려하면 둘리사우루스는 잡식성이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생대 백악기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는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당시 아시아와 북미 대륙은 ‘베링 육교’를 통해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둘리사우루스가 한반도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백악기 중기 아시아와 북미 사이에 공룡이 어떻게 오갔는지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둘리사우루스는 신조반류 중에서도 테스켈로사우루스류에 속한다. 테스켈로사우루스류는 백악기 중기에 있었던 베링 육교를 통해 아시아에서 북미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테스켈로사우루스류가 분화된 시점이 아시아인지, 북미였는지 구분하는 것이 고생물학계의 중요한 질문이었다.
둘리사우루스는 원시적인 형태의 테스켈로사우루스과 공룡이 아시아에서 발견된 유일한 사례다. 그간 테스켈로사우루스과 공룡은 대부분 북미에서 발견됐다. 정 연구원은 이 두 사실을 토대로 “테스켈로사우루스류의 분화는 아시아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둘리사우루스의 한반도 발견이 테스켈로사우루스류가 탄생한 지역이 아시아라는 증거가 된다는 뜻이다.
코리아노사우루스와 코리아케라톱스에 이어 세 번째 토종 신종 공룡 둘리사우루스가 발견되면서 고생물학계에서는 앞으로 한반도에서 신종 공룡 화석이 또 발견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간 한반도에서는 발자국 화석이나 알 화석이 주로 발견되고 뼈 화석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몽골, 중국, 일본에는 과거 어떤 생물이 살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많다. 한국은 그 가운데에서 정보의 공백이 생긴 상태다. 정 연구원은 “이번 둘리사우루스의 발견은 앞으로 한국에서도 공룡 뼈 화석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둘리사우루스 허미나이라는 학명에서 ‘허미나이’는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장을 지냈던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국에서 지난 30여 년간 공룡 연구를 해온 업적을 기리는 의미가 내포됐다.
허 청장은 2월 26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제 한국 공룡 연구의 1세대가 저물었고 앞으로는 2세대인 제자들이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라며 “최근 고생물 뼈 화석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었는데 남해안에 숨어 있는 고생물 화석을 더 찾아내면 과거 한반도에 살던 고생물의 모습을 더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소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leci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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