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6억 뛰고, 매물 달랑 4건..."반전세 살 수밖에" 실수요자 울상

배규민 기자 2026. 3. 20.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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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매물이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있다.

19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단지 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는 전세매물이 6건에 불과하다.

서울 종로구 홍파동의 '경희궁자이2단지'(1148가구) 역시 1000가구 넘는 대단지임에도 전세매물이 4건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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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가뭄 현실화… 수요 몰리는 '중소형' 품귀현상 확산
집주인 실거주 ·세제변화 등 영향… 월세·반전세 전환↑

서울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매물이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있다. 4000가구에 가까운 단지에서 전세물건이 단 6건에 그치는 등 공급이 급감하면서 전세난이 다시 확산하는 모습이다.

서울 전세 매물 감소 상위 지역/그래픽=윤선정

19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단지 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는 전세매물이 6건에 불과하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중소형 전세매물이 품귀현상을 빚는다. 전용 84㎡는 매물이 아예 없고 전용 59㎡도 1건이 고작이다. 중소형을 원하는 전세수요자라면 사실상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 종로구 홍파동의 '경희궁자이2단지'(1148가구) 역시 1000가구 넘는 대단지임에도 전세매물이 4건에 그친다. 전세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용 84㎡의 전세 호가는 17억원까지 뛰었다. 지난달 전세 실거래가가 11억~12억50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새 전세가가 최대 6억원 상승한 셈이다.

이같은 흐름은 수도권 주요 신도시에서도 확인된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의 '위례자이더시티'(800가구)는 전용 84㎡ 전세매물이 1건뿐이고 전세 호가는 9억5000만원 수준이다. 한 달 전만 해도 8억~9억원에서 움직이던 전세가가 1억원 안팎 뛰었다. 하남시 학암동의 '위례포레자이'(558가구)는 전체 전세매물이 전용 131㎡ 2건에 불과하다. 중소형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런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기준으로 최근 10일 새 서울 전세매물은 △중랑구(-26.2%) △종로구(-14.3%) △서대문구(-12.7%) △송파구(-12.5%) 등 주요 지역에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양천구(-9.2%) △구로구(-9.0%) △노원구(-8.0%) △마포구(-7.2%) 등에서도 감소폭이 컸다.

이같은 변화는 실수요자 부담으로 직결된다. A씨는 전세로 거주하던 집의 집주인이 매도를 이유로 퇴거를 요구하면서 급하게 전셋집을 찾았지만 매물이 거의 없어 결국 면적을 줄이고 반전세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아이 학교 때문에 이동범위가 제한적인데 매물은 없고 전셋값은 1억원 이상 올라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세매물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을 꼽는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강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집을 비워두기보다 직접 거주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부담과 세제변화가 맞물리면서 전세를 놓기보다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증가한다.

실제로 입주를 앞둔 아파트를 보유한 B씨는 '직주근접'을 이유로 전세를 놓고 기존 전셋집에 거주할 계획이었지만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규제강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실제 입주로 방향을 틀었다. 이같은 사례가 늘면서 신축단지를 중심으로 전월세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축아파트 전월세 수요는 많은데 집주인들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서 생각보다 매물이 거의 없다"며 "중개업소마다 전월세 매물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전세매물 감소는 곧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공급축소와 수요유지가 맞물리면서 전세난이 다시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규제와 세부담 변화가 이어질 경우 전세공급 감소가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부동산R114에 따르면 2월 전국 전셋값은 전월 대비 0.26% 상승했다. △경기(0.34%) △서울(0.29%) △인천(0.22%)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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