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죽이는 안전한 '심자외선' 효율 20배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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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반도체 기술로는 개발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던 심자외선 영역에서 고효율 빛을 내는 신소재가 개발됐다.
200~230nm 파장대 심자외선은 피부 바깥층을 뚫지 못해 사람에게 안전하지만 기존 반도체 소재로는 200~230nm 파장대에서 빛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없어 사실상 미개척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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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반도체 기술로는 개발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던 심자외선 영역에서 고효율 빛을 내는 신소재가 개발됐다. 사람에게 안전한 파장대의 심자외선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게 돼 병원이나 대중교통 같은 공공장소에서 상시 살균이 가능한 차세대 위생 기술로 이어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종환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조문호 기초과학연구원(IBS) 반데르발스 양자 물질 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반데르발스 반도체 소재를 비틀어 쌓는 방식으로 심자외선 방출 효율을 기존 소재 대비 20배 끌어올린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9일(현지시간) 게재했다고 밝혔다.

심자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훨씬 짧은 빛으로 파장이 200~28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범위에 해당한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유전물질 구조를 직접 파괴해 강력한 살균 효과를 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자외선 광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지만 현재 상용화된 260nm 파장대 자외선은 피부나 눈에 노출되면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만 제한적으로 쓰인다.
200~230nm 파장대 심자외선은 피부 바깥층을 뚫지 못해 사람에게 안전하지만 기존 반도체 소재로는 200~230nm 파장대에서 빛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없어 사실상 미개척 영역이다.

연구팀은 질화붕소라는 반데르발스 반도체 소재에 주목했다. 반데르발스 소재는 원자층 내부에서는 원자들이 강하게 결합돼 있지만 층과 층 사이는 약한 힘으로 붙어 있는 구조다.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이 대표적인 예로 층 사이가 쉽게 떨어지기 때문에 종이에 글씨가 써진다. 덕분에 층을 떼어내거나 비틀어 쌓는 것이 자유롭다.
연구팀은 질화붕소 결정 두 개를 일정 각도로 비틀어 쌓으면 두 결정이 만나는 계면에서 전자를 나노미터 크기의 좁은 공간에 강하게 가두는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구조를 '모아레 양자우물'이라 이름 붙였다.
모아레 양자우물에 갇힌 전자는 심자외선 영역의 빛을 효율적으로 방출했다. 같은 조건에서 기존 양자우물과 비교한 결과 발광 효율이 20배 이상 높았다. 두 결정을 쌓는 각도를 바꾸면 나오는 빛의 파장도 달라져 소재를 구성하는 원소를 바꾸지 않고도 원하는 파장의 심자외선을 골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전극으로 사용해 실제로 전기를 흘려 빛을 내는 심자외선 LED 소자도 제작해 소자 개발 가능성을 입증했다.
김종환 교수는 "반데르발스 물질의 모아레 양자물리 현상을 2차원에서 3차원 물질로 확장하는 개념적 전환"이라며 "새로운 양자물질 설계와 차세대 광소자 개발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doi.org/10.1126/science.aeb2095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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