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복구에 3~5년... 한국 등 장기계약 취소 불가피”
전쟁 끝나도 ‘충격’은 장기화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공격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20%를 생산하는 카타르의 라스라판을 폭격하면서 이번 전쟁이 유례를 찾기 어려운 ‘에너지 전쟁’으로 격화되는 위기에 놓였다. 공격 대상이 된 거대 가스 정제 시설은 공학적으로 건설이 까다로워 복구에만 최소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에너지 위기가 몇 년간 계속될 수 있으며 한정된 자원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에너지 가격을 끝도 없이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18일 이란의 핵심 에너지원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타격했다. 가스전 내 가스 처리 시설물 여러 곳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지역은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19%를 담당한다. 이란 입장에서는 생명줄과 같다. 이란 전체 전기 생산의 약 90%가 사우스파르스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가동된다. 이란 내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문제는 카타르가 이란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은 카타르의 노스필드 가스전과 연결되며, 노스필드에서 생산된 가스는 라스 라판에서 LNG로 가공돼 한국, 일본, 유럽 등으로 수출된다. 카타르는 세계 주요 LNG 수출국 중 하나다.

이스라엘이 사우스파르스를 공격하자 이란은 노스필드에서 생산된 가스를 액화해 수출하는 카타르의 라스 라판 LNG 시설을 공격했다. 라스 라판은 프랑스 파리의 3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 산업 부지로, 수천억 달러를 들여 30년에 걸쳐 건설된 곳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라스 라판은 연간 7700만t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가스 액화 유닛 14개를 보유하고 있다. 미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 연구원 안 소피 코르보는 FT에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아마겟돈(멸망의 날) 시나리오”라고 했다.
에너지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국제 유가를 치솟게 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보다 훨씬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의 경우 봉쇄를 풀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시설이 파괴됐을 경우 복구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조사 기업 아거스미디어 LNG 가격 책정 책임자 마틴 세니어는 “에너지 시설을 수리하는 시간은 전쟁을 한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에너지 충격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천연가스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생산을 재건하고 재개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라스 라판의 운영사인 국영 카타르에너지는 로이터에 “LNG 유닛 두 곳에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3~5년이 걸릴 것이며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 장기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실상 계약 취소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대폭 감소하면 가격은 치솟는다. F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 가스 수출을 줄인 이후 LNG에 더 의존하던 유럽은 이제 한정된 자원을 두고 한국, 일본과 같은 국가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만약 이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이 확대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카타르 LNG가 다시 공격받으면 주저하지 않고 이란의 가스전을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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