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이기려면 피치 클락 도입해야" 오타니 직격 발언…'닫힌' 일본 야구, 바뀔까

김건일 기자 2026. 3. 2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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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WBC를 경험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일본 프로야구를 이야기했다. 세계 무대 경쟁력을 위한 방향성을 짚으면서도 기존의 것을 지켜야 한다는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오타니는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4.1이닝 1피안타 무실점(4탈삼진, 2볼넷)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투타 겸업 시즌을 앞두고 순조로운 컨디션을 과시한 등판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WBC을 마친 직후의 소감과 함께 일본 야구 환경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은 8강 탈락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처음 접한 피치클락과 피치컴 등 새로운 시스템은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 오타니는 이번 시즌 투수로도 풀타임에 도전한다.

이에 대해 오타니는 팬과 선수의 시각을 나눠 설명했다. 그는 “보는 입장에서는 경기 템포가 빨라져 더 편할 수 있다”며 피치클록 도입의 긍정적인 효과를 인정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팬들에게는 있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선수로서의 입장은 신중했다. 오타니는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정적인 변화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핵심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세계에서 이기고 싶다면 도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국제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변화는 필요하지만, 일본 야구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말이다. 또 “우리만의 야구를 한다는 생각이라면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데이터 활용 측면에 대해서는 현장의 노력에 대한 감사와 함께 현실적인 한계를 짚었다. 오타니는 “데이터 담당자들이 정말 잘 준비해줬다”고 평가하면서도 “모든 국가 선수들의 데이터를 완벽히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제한된 자료를 잘 정리해준 점은 감사하다”며 현장 스태프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WBC 이후 일부 선수들을 향해 이어진 SNS 비난에 대해서는 단호한 메시지를 남겼다. 일본 대표팀은 베네수엘라와 8강전서 패하며 사상 처음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기대에 못 미친 결과에 팬들의 실망이 컸고, 일부 SNS에서는 이토 히로미를 비롯한 선수 개인을 향한 도를 넘는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일본프로야구선수회가 직접 나서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는 “개인적으로는 어떤 말을 들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결과에 대한 비판은 프로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인격을 부정하는 발언은 야구와 전혀 관계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선수가 그런 비판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서든 서로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며 팬과 미디어 모두의 책임 있는 태도를 주문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선수가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모든 선수가 그런 강한 멘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로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서든 필요하다. 결국 그 부분은 각자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 오타니 쇼헤이

한편 로버츠 감독은 이날 선발 등판한 오타니에 대해 "오늘 약간 팔이 덜 풀린 느낌이었지만, 변화구가 좋았고, 헛스윙도 여러 번 유도했다. 직구 제구는 좋았고, 카운트 싸움에서도 유리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상태가 좋아 보였다. 등판 이후 오타니가 뭐라고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와도 이야기를 했고, 공 자체가 정말 좋았다. 더 던질수록 구위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훌륭한 투구였다"며 "오타니를 과소평가하거나 앞으로를 예측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배웠다. 그는 언제나 결과를 내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개막 전 오타니가 한 차례 더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시즌 개막 전까지 등판 기회가 많지 않다는 걸 본인도 알기에 집중력이 높았다. 그리고 5회까지 던진 것도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지난 시즌 초와 비교하면 확실히 훨씬 좋은 상태다. 프리웨이 시리즈(시범경기 마지막 에인절스전)에서 5이닝을 던질지, 6이닝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내용만 보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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