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만에 검찰 ‘역사 속으로’…뇌관 ‘보완수사권’ 두고 당청 갈등 시즌 2?

강윤서 기자 2026. 3. 1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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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검찰개혁 극적 타결?…‘檢권한 대폭 축소’ 與 강경파 손 들어줘
‘검찰총장’ 명칭 등 정부안 일부 유지…‘보완수사권’ 갈등 봉합은 미뤄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경남 진주시 MBC컨벤션진주 대연회장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70여 년 동안 무소불위로 휘둘렸던 검찰의 전횡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마지막 여정을 오늘 시작한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19일 의원총회 발언 중)

"이재명 정권의 검찰개혁이 결국 '최악의 악'으로 결론이 났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19일 최고위원회의 발언 중)

1948년 8월 정부 수립과 함께 설립된 검찰청이 이재명 정부에서 사라진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법'을 통과시켰고 6개월이 지난 현재, 검찰청을 대체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도 국회 분회의 문턱까지 밀어붙였다. '검찰개혁'을 외치는 쪽에서는 이번 법률을 절충안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찰개악'이라고 비판하는 쪽에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사라졌다고 반발했다. 대한민국 수사체제가 양분된 여론 속에서 대격변을 맞게 됐다.

국회는 19일 공소청·중수청 설치법 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번 본회의에서 공소청법→중수청법→'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 계획서 순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고,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22일까지 3박4일간 상정과 필리버스터 강제종료, 표결 등의 순서로 법안을 순차적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은 그간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을 둘러싼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면서 수개월 간 갈등 국면에 놓였다. 급기야 유튜버 김어준씨 방송으로 촉발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 사태까지 불거지자, 정청래 대표는 지난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선 "당·정·청이 긴밀한 협의를 거쳐 하나의 협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걱정했던 독소 조항을 삭제하거나 고쳤다"며 "검사의 특권적 지위와 신분 보장도 내려놓도록 했다"며 최종안을 공개했다.

최종 협의안은 이 대통령의 뜻과 강경파 뜻이 각각 담긴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소청의 장(長)을 '검찰총장'으로 유지하는 것은 정부안이 그대로 반영됐다. 관련해 이 대통령은 "위헌 논란 소지를 남겨 반격할 기회와 명분을 허용할 만큼 검찰총장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굳이 바꿔야 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사를 전원 해임하고 공소청으로 재임용하자는 강경파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공소청 검사의 권한은 강경파의 요구대로 대폭 축소됐다.

관건은 정부와 강경파 입장차가 가장 큰 보완수사권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 정부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가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의 수사가 완전무결하지 않다"며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당내 강경파는 보완수사권 유지는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핵심 원칙에 반한다며 완전 폐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검찰개혁 마지막 단계인 보완수사권 관련 내분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검찰개혁 자체에 대한 야권의 반발도 잠재우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에 들어갔다. 필리버스터 1번 주자로 나선 윤상현 의원은 "겉으로 보기엔 (검찰의) 권한이 분산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체는 거대한 '수사 괴물'인 중수청을 만들어놓은 것"이라며 "민주당이 내놓은 공소청·중수청법안은 검찰개혁이 아닌 '검찰 파괴', '검찰 해체' 개악이므로 이재명 대통령이 반드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민주당 사법개혁의 일환인 법왜곡죄가 중수청·공소청 설치법과 맞물렸을 때 대한민국 삼권분립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법 왜곡죄 위반은 일반 형사범으로 간주되고, 중대범죄수사청법 등이 다시 개정되지 않는 한, 경찰이 수사를 맡게 된다"며 "따라서 수사권 조정에 대한 법률, 사법개혁 법률과 결합되면 수사기관(경찰)의 권력은 비대해지는 수준을 넘어, 삼권분립이 아닌 '삼권종속'이 발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3월 임시국회 2차 본회의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찰 개혁 법안인 공소청법(대안)을 제안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내일 공소청법 표결 후 중수청법 상정

이날 본회의에 첫번째로 상정된 검찰개혁안인 공소청 법안은 검찰의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폐지하고 검사의 직무 권한을 법률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공소청에서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기소만을 전담하며,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 등 3단 체계로 운영된다. 공소청의 장을 '검찰총장'으로 규정해 검찰총장 명칭은 유지됐다.

공소청 검사의 구체적인 권한은 7개로 축소했다. ①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②영장 청구에 관해 필요한 사항 ③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와의 협의·지원 ④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⑤재판 집행 지휘·감독 ⑥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의 수행 또는 지휘·감독 ⑦범죄 수익 환수, 국제형사 사법공조 등이다. 이외의 경우에는 법률에 따라 검사의 권한을 정하도록 했다.

현행법에는 없는 '권한남용 금지' 조항도 담겼다. 검사의 징계 사유로 '파면'을 명시함으로써 탄핵 절차 없이 검사를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소청법은 부칙에서 검사를 제외한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유사한 직무와 상당한 직급의 중수청 등 국가기관으로 인사 발령하는 것이 가능하다.

공소청 설치법 이후 처리될 중수청 법안은 행정안전부 장관 산하에 배속되는 중수청의 수사 대상을 법으로 명시하는 게 골자다. 주요 수사 대상은 △부패 △경제 △마약 △사이버 △방위사업 △내란·외환 등에 관련된 범죄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지난 오는 20일 오후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워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고 공소청법을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이어 검찰청 폐지 이후 신설될 중수청의 운영 전반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중수청법을 상정할 계획이다. 두 법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 시 모두 오는 10월2일부터 시행되고, 같은 날 검찰청법이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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