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의 일생의 일상]BTS 리턴즈, ‘아리랑’을 기대하며

노래는 울렁거리는 말이다. 춤은 출렁거리는 몸이다. 가수는 노래와 춤을 동시에 퍼포먼스한다. 뭍에서도 바다인 듯 멀미가 난다. 노 젓듯 팔 흔들며 걷는 사람들. 단단한 육지도 늪인 듯 일어나는 현기증. 가수는 물 위를 걷듯 삶에 들린 인물이다. 모두들 세상에서 구경꾼처럼 엉거주춤할 때, 가수는 무대에서 세상을 본다. 몸으로도 본다. 세계와 정확히 몸으로 부딪히며 몸짓으로 휘젓는다.
‘한국에서 온 촌놈’이라 스스로 말하는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비틀스를 잇는 세계적인 그룹으로 평가받는 가수다. 한때 한국은 그늘이 많은 나라였다. 식민과 전쟁과 가난과 독재가 세대를 두고 돌림병처럼 다녀갔다. 미국 유수의 시사지에 한국 관련 쪼가리 기사가 실려도 모처에서 가위로 오려내던 무작한 시절도 있었다. 이제 그런 날들은 지났다. 그냥 지나간 건 아니고 많은 기억들을 디디고 지나갔다. 한때 우리는 스스로를 한(恨)이 많은 민족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 또한 구문에 불과하다. 우리에겐 흥(興)도 깊다. BTS가 그걸 보기 좋게 증명해내었다.
방탄소년단은 들린 가수이되 우리 시대의 ‘청소년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힘든 일,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는 일에도 그 뿌리를 둔다고 한다. 난해한 시기를 통과하는 그들의 마음에 들어가 길어올린 노래에 같이 공명하고 함께 합창한다.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리’(Answer: Love Myself)라 건네는 가사에서 위안을 얻고 율동에서 위로를 받는 건 비슷한 처지의 어른도 예외가 아니다. 내 중학생 시절, 아메리카에서 파견한 평화봉사단 선생님이 있었고, 그때의 세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보이스 비 앰비셔스’(Boys be ambitious)는 자주 들었던 영어다. 이제 너무 흔해빠진 저 훈화까지도 간단히 접수한 BTS.
군복무 후 완전체로 결합해 돌아온 방탄소년단. “그들이 그간 이룩한 성과와 기록은 앞으로 펼칠 활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란 예감에 세계는 지금 놀랄 준비를 잔뜩 하고 있다”고 나는 작년 어느 책에 쓴 바 있다. 아니나 다를까. 봄을 몰고 이렇게 착실히 왔다. 아리랑을 들고, 아미(ARMY)와 함께, 대한민국의 심장인 광화문에서, 전 지구로 놀랍게 발진하는 BTS.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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