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6만t급 '스펙트럼오브더씨호' 직접 타보니
승객 4029명 태우고 인천 입항
카지노·수영장·공연장 등 갖춰
1400석 규모 극장선 영화 상영
실내 액티비티 시설은 활기 더해
인천항 크루즈 관광시대 본격화
야간 안전성 강점·교통 과제로

19일 오전 7시, 승객 4029명을 태운 대형 크루즈선 '스펙트럼오브더씨'가 인천항에 닻을 내렸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선사 소속의 이 배는 총톤수만 16만9379t로, 인천을 찾은 크루즈 중 역대 2번째로 큰 규모다.
항구에서 마주한 스펙트럼오브더씨는 바다 위 떠 있는 거대한 호텔 같았다.
승객 대부분이 하선한 낮 시각, 직접 배에 올랐다. 스펙트럼오브더씨 내부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공항과 유사한 출국 심사 과정을 거쳐, 선박과 부두를 잇는 '갱 웨이'를 지나니 이내 호텔 로비 같은 공간이 펼쳐졌다. 천장과 벽에는 화려한 조형물과 예술 작품이 걸려있고, 한편에선 유리로 된 승강기들이 바삐 오갔다.
이날 배에서 만난 호텔 디렉터 이고르 벤코비치(Igor Benkovic) 씨는 크루즈 여행을 "인생에서 한 번쯤은 떠나봐야 할 휴가(vacation of a lifeti me)"라고 정의했다. 그의 말처럼, 배 안은 식당과 면세점, 카지노, 공연·스포츠 시설 등 '인생 여행'을 위한 즐길 거리로 가득했다.
각기 다른 곳에 자리한 두 개의 공연장은 작은 '브로드웨이'를 상상케 했다. 한 곳에서는 공연 리허설이 한창이었고, 1400석 규모 대극장에선 영화가 상영 중이었다. 이들 공연장에서는 선사 소속 캐스트들이 매일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복도에는 로봇이 칵테일 메뉴를 추천하고 제조해주는 특별한 공간 등도 눈에 띄었다.
14~15층에 올라서자 '바다 위 테마파크'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수영장에서는 고개를 돌리면 넓은 바다와 인천대교를 감상할 수 있었다. 여기에 실내 스카이다이빙, 선상 암벽등반 등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뿐만 아니라, 축구장부터 농구장, 범퍼카 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내 액티비티 시설이 활기를 더했다.
스펙트럼오브더씨는 올해 총 12번에 걸쳐 인천항을 찾는다. 지난 2월과 이달 1일에는 하룻밤을 머무는 '오버나잇' 일정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아울러 올해 스펙트럼오브더씨를 포함해 10만t 이상의 대형 크루즈 입항이 70회 이상 계획되는 등 크루즈 관광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고르 벤코비치 씨의 말에서 크루즈 시대에 인천이 갖춘 강점과 대비해야 할 점을 읽을 수 있었다.
이고르 벤코비치 씨는 "보통 약 5000명이 방문하면 한 시간에 4000명가량이 한꺼번에 하선하는 데, 인천항은 이에 비해 택시 등 교통편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이 있다"면서도 "인천처럼 밤 시간대 안전함을 느끼며 돌아다닐 부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를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 모항 크루즈임에도 중국 이외 해외에서 오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영어권 국가의 승객들이 아시아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높아졌고, 오는 수요도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대중교통에 대한 개선은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 지자체 등과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크루즈 입항 증가에 맞춰 터미널 운영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있으며 안전 관리, 사고 예방 등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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