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고용 유연성’ 꺼내자…노동계 “지금도 수시 구조조정”

남지현 기자 2026. 3. 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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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입장에서 해고는 죽음이라는 생각에 극단적으로 싸운다. 기업은 (고용이 경직돼 있어) 정규직을 최대한 안 뽑으려고 해 악순환이 된다. 고용유연성을 확보하는 대신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갖추면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새 정부 첫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위원회 뒤 열린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주요하게 언급한 내용은 '쉬운 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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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첫 경사노위 뒤 노동정책 토론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기 출범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직 입장에서 해고는 죽음이라는 생각에 극단적으로 싸운다. 기업은 (고용이 경직돼 있어) 정규직을 최대한 안 뽑으려고 해 악순환이 된다. 고용유연성을 확보하는 대신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갖추면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새 정부 첫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위원회 뒤 열린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주요하게 언급한 내용은 ‘쉬운 해고’다. 1998년 노사정위원회(현 경사노위)에서 정리해고 도입이 합의되면서, 민주노총이 이듬해 탈퇴하는 등 사회적 대화 기구가 반쪽짜리로 전락한 원인인 ‘쉬운 해고’를 작심한 듯 꺼낸 것이다. 청와대에서 개최된 토론회엔 노·사·정 대표자를 포함한 경사노위 위원 16명과 청와대 주요 수석 등이 참여해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모든 대화는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대신 해고를 좀 더 쉽게 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계가 고용유연성을 양보하는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그 비용을 고용유연화로 혜택을 보는 기업이 부담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손실을 보기보다는 사회적 타협을 통해 균형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언급한 ‘기업 부담’은 법인세 인상이나 별도 기금 등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있던 노동계 대표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준비된 발언 말고, 고용유연화에 대해 얘기를 하겠다”며 반론을 폈다. 김 위원장은 “저도 고민을 많이 했다. 실제 노동시장은 (대통령이 지적한 것과 달리) 고용이 아주 경직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사용자들은 노동자가 특별한 잘못을 하는 등 규칙을 위반했을 때 징계를 할 수 있다. 경영상의 해고(정리해고)도 폭넓게 인정된다”며 “중소기업 등에선 구조조정이 수시로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보면, 자신의 주된 일자리(가장 오래 근무한 곳)에서 퇴직하는 평균 나이는 2024년 기준 49.4살로 법적 정년보다 한참 낮은 50살에도 미치지 못한다. 20년 전(2005년 50살)보다 0.6살이나 당겨졌다. 그만큼 노동시장에선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 등이 빈번하다는 얘기다.

사회적 대화의 성공을 위해선 노사정 신뢰 구축이 먼저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급한 대타협을 먼저 하기보다는 신뢰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인식의 공유점을 만들어내고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을 향해 “결과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 해도 큰 성과’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계 한 축인 민주노총이 1999년부터 빠져 있는 등 반쪽짜리 경사노위라는 한계는 풀어야 할 과제다. 김지형 위원장은 “때를 기다리겠다”며 참여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사노위는 참여하기 어렵다. 노정 간의 최소한의 신뢰관계는 형성돼야 논의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로 논의가 중단된 지 15개월 만에 열린 경사노위 본위원회에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를 첫 의제로 채택했다. 이날 노사정 대표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단기적 이해관계를 넘어 성장 동력 저하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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