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긴장 속···이란산 원유 실은 ‘그림자 선단’ 동남아 우회 수출 지속

2026. 3. 1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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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이란 국기를 단 유조선 ‘앰버’가 말라카 해협을 지나는 모습. 해양정보회사 ‘스타보드 머리타임 인텔리전스’ 제공·찰리 브라운 이란핵반대연합 선임 고문 엑스 갈무리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황에서 이란산 원유가 ‘그림자 선단’을 통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해역을 거쳐 수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ST)에 따르면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 인텔리전스의 브리짓 디아쿤 위험 분석가는 “전쟁 발발 이후에도 선박이 멈추거나 행동을 크게 바꾸고 있다는 징후보다는 비교적 정상적인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근거가 더 많다”고 밝혔다.

그는 “2025년 기준 매달 50~70척의 그림자 선단 유조선이 말레이시아 해역을 통과했다”며 “전쟁 이후에도 해당 해역의 환적 활동이 의미 있게 줄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해역은 이란산 원유의 주요 환적지로 지목돼 왔다. 이란산 원유는 제재를 피해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운송되는데, 대개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 인근 해역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 믈라카 해협의 페낭 인근 해역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동 사례도 포착됐다. 미국 기반 이란 감시 단체인 이란핵반대연합(UANI)에 따르면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반다르 아바스 해역에서 포착된 유조선 ‘앰버’는 지난 15일 믈라카 해협과 싱가포르 해협을 통과했다. 이 선박은 같은 날 페낭 항구에 정박해 있던 미 해군 연안 전투함 2척과 가까운 거리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이렇게 옮겨진 이란산 원유는 주로 중국으로 향한다는 의심을 받는다. 중국은 2022년 이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 세관 자료에서 확인되는 말레이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말레이시아의 원유 생산량을 웃돌고 있다. 즉 이란산 원유가 말레이시아산 원유로 둔갑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람 충 와 말라야대학 국제·전략연구 전문가는 ST 인터뷰에서 “그림자 선단이 파괴되더라도 이란은 철도망 등을 활용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동아시아 고객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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