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튀김만두 사모사, 때아닌 코끼리 행군···이게 다 중동 전쟁 때문이라고?
인도, LPG 제한에 식당서 강한 화력 사용 못해
태국, 주유소 재고 동나···연료 없어 화장 중단
필리핀, 에너지 줄이려 전 국가기관 주4일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이후 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절감 조치에 나서면서 식음료·패션·장례 등 시민들의 일상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에서는 조리 시 강한 화력이 필요한 튀김만두 사모사와 같은 음식 판매를 중단하는 식당이 늘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사용이 제한되면서 인덕션과 같은 조리 기구에서는 사모사를 바삭하게 튀겨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센 불에 끓여 진하게 우려내야 하는 전통 음료 짜이의 경우에도 고유의 맛과 향을 내기 어려워졌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인도 정부가 식당, 호텔 등에 대한 LPG 공급을 줄이고 가정용 연료를 우선 배급하겠다고 한 데 따른 현상이다. 세계 2위의 LPG 수입국인 인도는 중동 지역에서 LPG의 약 85%를 수입해왔다. 14억 인도 국민은 LPG를 주요 취사용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연료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각지 주유소에는 ‘재고 없음’ 안내문이 붙었고 일부 주유소는 판매량을 제한하거나 유류를 용기에 담아가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 여파로 태국 북동부의 한 유명 사찰은 주유소에서 연료를 구할 수 없어 화장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태국 아유타야의 코끼리 캠프에서는 코끼리를 태울 트럭의 연료를 확보하지 못해 코끼리가 약 5㎞를 걸어 이동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도 계속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냉방 기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정장 대신 반팔 티셔츠 착용을 권장했다. 최근 이 캠페인에 동참하려는 태국 PBS 방송의 진행자가 생방송 도중 정장 재킷을 벗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태국 정부는 에너지 수급 상황 악화 시 야간 광고판 조명 제한과 주유소 운영 축소 등 추가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모든 국가 기관과 국립대가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유가가 급등하자 삼륜차 운전자들에게 5000페소(약 12만5000원)의 현금 보조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전날 필리핀 곳곳에서는 보조금을 받으려는 운전자들이 긴 줄을 이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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