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전 팔자” 다주택자 급매 내놓자 하루 400건씩 거래
노원·강서 등 중저가 지역 집중
강남3구·성동구도 신청 늘어
서울 아파트 매물 8만건 육박
내달 중순까지 거래 증가 전망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토지거래 허가 신청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세금 부담을 덜려는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대거 출회되고 이를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거래가 느는 추세다.
19일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서울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이달 둘째 주 1799건으로 지난 달같은 기간의 1550건에서 약 16% 증가했다.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간 1808건의 허가 신청이 접수돼 셋째주에는 2000건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누적 신청건수는 5027건으로 이미 지난 달 신청건수(4521건)을 넘어섰다. 하루 400건 안팎의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3월 서울 토지거래 허가 신청건수는 8000건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달에는 총 4521건의 거래가 이뤄졌었다.
토지거래 허가 신청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양도세 중과 유예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급매물이 속속 출회되고 중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15억 원 이하 중저가 매물이 집중된 지역의 신청 건수가 높았다. 이날 기준 3월 누적 신청 건수는 노원구(622건), 강서구(336건), 성북구(317건) 순으로 많았다. 대출 규제 문턱이 낮고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쉬운 매물들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지거래 허가 신청 접수가 잇따르자 노원구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난해 10월 1명이었던 전담 직원을 최근 5명까지 늘렸다.

서울의 아파트 매물도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 8459건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하기 전날인 16일 7만5959건에서 사흘 만에 2500건이 늘었다. 강남구의 매물은 같은 기간 1만 197건 에서 1만 626건으로 4.21% 증가해 평균치를 웃돌았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A중개업소 대표는 “평소에도 보유세 때문에 매도를 고민하는 고령층 손님들이 많았는데, 공시가격 발표를 보고 아침부터 찾아와 상담했다”며 “매물로 내놓아도 가격이 비싸 대출 받아 구입하기 쉽지 않고,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매수 희망자가 많아 거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토지거래 허가 신청이 몰리면서 집을 내놓은 다주택자들의 조급함도 커지고 있다.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 수령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 정식 계약 체결을 위해 필요한 토지거래 허가에는 최대 15일이 소요된다. 적어도 4월 중순까지는 거래가 성사돼야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지만 매수 우위로 바뀐 상황에서 매수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급급매 등 호가를 크게 낮춘 매물 위주로 거래가 먼저 이뤄지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B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주부터 다주택자 급매물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체결된 약정 4건은 모두 다주택자 매물이었다”고 전했다.
토지거래 허가 신청이 크게 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원구 상계동 C중개업소 대표는 “2월에는 허가가 빠르면 2주 내에도 나왔지만 최근 신청이 몰리면서 앞으로는 더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상계주공9단지만 해도 이달 들어 매주 4건 이상 약정서가 체결되고 있는데 내달 중순까지 신청이 몰리면 허가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원구는 지난해 10월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이후 지난 달까지 신청 대비 처리 비율이 82.9%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D중개업소 대표는 “현장에서는 약정서 체결 마지노선을 늦어도 4월 15일까지로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매물 출회와 급매물 소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는 급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으로 내달 중순까지는 매물이 꾸준하게 나오고 거래도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고가 주택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세금 민감도가 높은 고령인구나 다주택자가 공시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우 기자 jiu@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물건값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아마존이 ‘속도 양극화’ 택한 이유
- 지방에서 도저히 못 살겠다...“나 서울 다시 갈래” 외치는 청년들 무려
- ‘대출이 필요해’…올 서울 아파트 매매 절반이 9억↓
- “오른다면서요” 가격 폭등하길래 샀는데...훅 떨어지는 금값에 “어쩌나”
- 카카오값 66% 내렸는데 초콜릿은 더 비싸졌다…정부, 제과업계 가격 점검
- SK하이닉스 연봉 58% 뛰었다…인당 1.85억
- SK하이닉스, 엔비디아 협력 과시...프리장서 ‘100만 닉스’ 회복
- “이란 돌아오지 마라, 널 죽일 것”…女축구대표팀, 망명 신청했다가 번복한 이유가
- 불장이 낳은 증권사 ‘연봉킹’...부장 연봉이 CEO의 3배
- “서울 부동산은 자식 물려줘야지” 50·60대 증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