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목명 왜 이래?” 주가 관리 안한 기업은 ‘공개망신’…이름에 ‘저PBR’ 마크 붙인다 [투자360]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정조위원장(왼쪽 네 번째)을 비롯한 정조위원들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와의 당정 협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ned/20260319184204609gafy.jpg)
[헤럴드경제=홍태화·문이림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자본시장 개혁 일환으로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을 집중 관리한다. ‘저PBR’로 지정해 반기마다 명단을 공개하고, 종목명에 ‘저PBR’ 마크까지 붙인다. 공개적으로 이를 명시, 상장사가 주가 관리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압박이다.
그 외에도 중복상장 원칙 금지, 코스닥 시장 이원화 등 강도 높은 처방이 한꺼번에 제시되면서 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종합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국장(국내 증시) 부양’ 드라이브를 공식화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 배경에는 구조적인 저평가 문제가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6000선에 근접해도 여전히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중복상장’을 지목했다.
실제로 코스피 시가총액 약 5200조원 중 중복상장 기업 비중은 100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의 400배, 일본의 5배 수준이다.
수익성은 뒤처지지 않는다. 올해 한국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 수준으로 미국·대만과 비슷하지만, PBR은 1.5배로 이들 국가(4배)에 크게 못 미친다. 벌어들이는 돈은 비슷한데 시장에서 받는 평가만 낮다는 의미다.
결국 정부는 ‘쪼개기 상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앞으로는 모회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는 구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 경우에만 허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 계열사 상장 등으로 반복돼 온 모회사 가치 훼손 문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금융당국은 ‘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뿐만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도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의 유형으로 판단하고, 기준을 명확히 충족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할 예정이다.
가장 논쟁적인 대목은 저PBR 기업 공개다. 금융당국은 PBR이 동일 업종 내 하위 20%에 2개 반기 연속 포함된 기업을 ‘저PBR’로 지정해 반기마다 명단을 공개한다. 종목명에 ‘저PBR’ 태그까지 붙는다.
사실상 정부가 공개적으로 ‘낙인’을 찍는 방식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낮은 주가에도 불구하고 지배력 유지나 내부 유보에 집중하며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도록 압박하겠다는 계산이다.
코스닥 시장은 ‘프리미엄(1부)’과 ‘스탠다드(2부)’로 나뉜다. 성장성과 재무건전성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승강제도 도입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혁신 기업 중심의 시장 정체성을 강화하고 투자자 선택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프리미엄 시장에는 약 80~170개 대표 기업이 포함될 전망이며, 별도 지수와 ETF도 개발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개혁을 ‘수술’에 비유했다. 그는 “큰 돌은 이미 몇 개 집어냈다”며 “이제는 자갈과 작은 돌까지 걷어내야 옥토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은 처음엔 반발이 있지만 결국 시장이 더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는 저PBR 공개, 중복상장 규제 외에도 ▷불공정거래 원금 몰수 확대 ▷회계부정 ‘원스트라이크 아웃’ ▷상장폐지 집중관리 ▷T+1 결제 도입 등 전방위 개편을 병행한다.
정부의 계속된 증시 부양 드라이브에 시장 체력은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도 반도체 중심의 회복세가 나타났고, 개인 투자자의 국내 순매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4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정부는 이번 개혁의 최종 목표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제시했다. 기업은 혁신으로 성장하고, 투자자는 안정적으로 이익을 얻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엇갈린 시선이 공존한다. 저PBR 공개는 기업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중복상장 규제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스닥 이원화 역시 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거론된다. 게다가 이미 코스닥에는 ‘좀비 기업’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2부 시장이 사실상 부실기업 집합소로 굳어질 수 있다. 자칫 낙인 효과로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에서도 코스닥만 따로 커버하지 않는 이유가 예를 들어 100개 기업이 있으면 이 중 10개만 좋고 90개는 최악이라서 그렇다”며 “1부 리그라고 150개를 뽑는다는데 솔직히 그조차도 소위 말해 별로인 기업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1부라고 믿고 샀는데 분식회계 같은 이슈가 터지면 그때는 정말 신뢰도가 바닥으로 갈 것”이라며 “관리를 정말 잘해야 하고, 1부 리그 기업 수를 50개로 줄이는 방향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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