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책임진다더니…가정환경조사 인력 전국 13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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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신청 후 새 가족을 만날 날을 기다리던 예비 부모들이 정부가 입양 대기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입양은 예비 부모 교육→예비 부모 가정 환경 조사→결연위원회→아이 정보 공개·첫 만남→입양 결정→가정 법원 허가→입양 신고 등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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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스템 구축 안해 입양 지연"
복지부 "신청, 등기 우편→온라인 접수"
"부모 교육·결연위원회 횟수 늘릴 것"

입양 신청 후 새 가족을 만날 날을 기다리던 예비 부모들이 정부가 입양 대기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인력·제도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공적 입양체계를 도입해 전반적인 입양 과정이 더뎌지면서 아동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입추연) 등 예비 입양 부모 모임은 19일 인권위에 진정서를 내고 "아이를 기다리는 대기 입양 가정은 585가구, 입양 대기 아동은 276명에 달하지만 행정 병목으로 아동이 가정 대신 시설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민간 입양기관이 담당하던 입양 업무를 지난해 9월부터 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보장원)이 맡도록 했는데 이후 입양 건수는 0건이었다. 입양은 예비 부모 교육→예비 부모 가정 환경 조사→결연위원회→아이 정보 공개·첫 만남→입양 결정→가정 법원 허가→입양 신고 등을 거친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입양 지연은 예비 부모 교육·가정 환경 조사·결연위원회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예비 부모 교육은 매달 1회, 18명씩만 받았다. 가정 환경 조사를 담당한 직원도 6명에 불과해 조사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올해 들어 예비 부모 교육이 2회로 늘긴 했지만 현재까지 이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130여 명에 불과하다. 가정환경 조사를 마친 가정은 90가구. 법원 허가 과정에 진입한 가정은 4가구뿐이다. 입양 대기 가정 585가구를 감안하면 절차가 단축되더라도 실제 입양까진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전자 소송 등 법원의 입양 허가 단계를 모두 예비 부모가 알아서 해야 하는 점도 입양 속도를 늦추고 있다. 한 예비 부모는 "법적 절차를 문의하기 위해 보장원에 전화를 계속해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며 "결국 보장원에 직접 찾아갔더니 그제야 '팩스로 보내지 그러셨냐'는 말이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이날 본보가 보장원 홈페이지에서 입양 업무 담당자 연락처를 확인해보니 국번부터 다른 번호가 적혀있었다.

입양 대기가 늘어질수록 피해는 아동에게 돌아가기 쉽다. 영아 시기 시설에 머물면서 양육자가 반복적으로 바뀌면 인지기능 저하 등을 초래해 '발달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게 입양 대기 부모들의 얘기다.
입추연은 △12개월 미만 영아의 신속한 가정 연계 △복잡한 법원 절차를 정부가 직접 지원·대리하는 원스톱 법률 지원 체계 마련△입양 당사자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 구성 △시스템 구축 지연에 대한 복지부 특별 감사를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는 이날 뒤늦게 개선 방안을 내놨다. 다음 달부터 등기로 접수한 입양 신청 서류를 온라인으로 받도록 전산화하고, 예비 부모가 자신의 입양 과정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다. 또 예비 부모 교육과 결연위원회 횟수를 각각 월 4회와 2회로 늘리고, 올해 13명으로 증원한 가정 환경 조사 인원도 더 확충하기로 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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